집중호우로 침수·낙과 피해
농업시설도 59㏊ 파손
소·돼지 등 축산물도 오름세

▲ 지난주 내린 집중호우로 상추, 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에서 상추를 고르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전국에 이어진 집중 호우로 농지 등이 침수되면서 농축산물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폭염과 태풍까지 예보돼 수급 불안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식당에서는 ‘상추 리필’을 두고 사장과 손님이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습하고 더운 날씨에 채소가 금방 짓물러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1일을 기준으로 할 때 호우로 인해 농지 3만5068㏊가 침수나 낙과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또 농업시설은 59㏊가 파손됐다.

이에 따라 농축산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21일 기준 신정시장에서 판매되는 적상추(상품) 가격은 100g에 1930원으로 2주 전인 7일 가격(860원) 보다 두 배 넘게 올랐다.

신정시장에서 10년 넘게 채소장사 중인 A씨는 “작년보다 상추 시세가 두 배 넘게 올랐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반나절만 지나면 야채가 짓물러 버리니까 오래 두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밖에 오이, 애호박, 시금치, 얼갈이배추 등의 가격도 일주일·한 달 전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급식업체들은 최근 채소류 가격 상승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당장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상추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시세, 수급 현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축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지난 주 돼지고기 목살(100g)과 삼겹살(100g)의 유통업체 평균 판매가격은 각각 3704원, 3853원으로 조사됐다. 2주 전 대비 상승률은 각각 4.5%, 7.1%에 이른다. 소고기 등심(1등급·100g) 가격도 1만1329원에서 1만1977원으로 5.7%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기상청은 8월에는 폭염, 9월에는 태풍 등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농축산물 수급이 정상 궤도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이 같은 기상 상황으로 인해 대부분의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바 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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