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뼈 회전 등 3차원적 변형
청소년 척추 이상 증가추세
   
뒷모습 관찰시 척추 휘거나
양 어깨 높이 차이나는 등
육안으로도 자가진단 가능
   
중등도 이상땐 보조기 착용
심할땐 수술·치료 등 고려도
   
청소년기 증상 없어 방치 위험
바른자세·조기발견 가장 중요

▲ 장성호 동천동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척추측만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여름방학 기간 부모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바로 건강관리다. 학기 중에는 학교와 학원 등 학업 스케줄로 인해 병원 방문조차 쉽지 않았던 만큼 방학 기간을 이용해 그동안 미뤄왔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및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학생 중 척추 이상의 경우 2018년 1.06%에서 2022년 2.20%로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척추측만증 환자 비율은 전체 환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다. 이런 척추측만증에 대해 장성호 동천동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90% 원인 알 수 없어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이라고 부를 정도로 중요한 부위다. 정상적인 척추는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일직선이다. 옆에서는 경추와 요추가 앞으로 휘는 전만곡의 형태, 흉추와 천추부는 뒤로 휘어있는 후만곡의 형태를 보인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정면에서 보았을 때 옆으로 휜 것을 지칭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2차원적 변형이 아니라 척추뼈의 회전이 동반돼 옆에서 보았을 때도 정상적인 만곡상태가 아닌, 3차원적 변형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척추측만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태아 때 척추생성과정에서 이상이 생기는 선천성 척추측만증, 중추 신경계나 신경학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신경 근육성 척추측만증, 신경 섬유종에 의한 척추측만증, 여러 증후군에 동반된 척추측만증 등이 있다. 하지만, 90%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다.

◇요통 없는 경우 많아

척추측만증은 눈으로 볼 때 어깨 양 높이가 다르고, 뒤에서 볼 때 척추가 휘어진 소견과 견갑골 또는 등이 불균형하게 튀어나오는 것으로 진단할 수 있다. 똑바로 선 상태에서 등을 90도 정도 앞으로 구부리게 하고 환자의 뒤에서 관찰하면 등이 휜 것이나 견갑골 또는 갈비뼈가 한쪽만 튀어나온 모습을 확실하게 볼 수 있어 조기진단에 도움이 된다.

장성호 동천동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검사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측만의 경우, 급격히 진행된 경우, 피부의 함몰이나 비정상적 위치에 털이 있는 경우, 커피색의 점이 보이는 경우 등에는 MRI 검사로 척추뼈 내의 척수신경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평소 척추측만증은 집에서도 간단한 방법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바르게 서서 상체를 90도로 구부렸을 때 한쪽 등이나 어깨가 올라와 있거나 척추 선이 일자로 곧지 않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한쪽 신발 굽이 더 빨리 닳거나 바지나 치마가 한쪽으로 자주 돌아가는 경우, 유독 한쪽으로 기대앉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 등이 관찰된다면 외형적으로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더라도 한 번쯤 자가 진단을 해보는 것이 좋다.

다만 청소년기에는 외관상 변화가 있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어 무심결에 넘어갈 수도 있다. 드물게 요통이 생길 수도 있다. 측만증 환자의 요통은 정확한 빈도가 알려지지 않으며, 척추가 휜 부위나 휜 정도나 척추의 퇴행성 관절염 정도와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

장 전문의는 “80도 측만인 환자가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고, 20도 측만인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며 “만곡의 각도가 심해지게 되면 폐활량의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 90~100도에서는 운동 중 호흡곤란, 120도 이상의 경우 폐활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폐성심이 발생할 수 있다”고 증상을 설명했다.

◇척추측만증 예방법 없어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더 이상 측만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고, 중등도 이상인 경우 변형을 교정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임의로 착용하는 것보다 의사의 처방에 맞는 보조기를 선택해 착용해야 한다.

측만이 상당히 진행돼 외관상 용납되기 어려울 정도로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수술은 금속 내고정물을 활용해 교정과 신체의 균형을 얻고, 척추유합술로 교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을 방치하면 어떤 경과를 보일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통상적으로 성장이 완료되면 측만의 진행도 멈추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측만 각도가 큰 경우에는 성장이 완료된 후에라도 증가 속도는 미미하지만, 지속적인 측만의 증가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척추측만증은 예방법이 아직 없다. 따라서 특별히 생활방식이나 식이요법에서 주의해야 할 것도 없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장 전문의는 “많은 청소년이 척추측만증을 걱정하고 요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요통과 척추측만증은 상관관계가 크지 않고, 오히려 올바르지 않은 자세나 무리한 운동, 장기간 앉아있는 행위 등으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바른 자세와 적절한 운동이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상이 느껴진다면, 비과학적 치료를 시도하지 말고 척추에 대해 경험이 많은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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