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대표팀 16강행 ‘험난’
30일 모로코와 조별 2차전
한국 최초 혼혈선수 페어는
16세 최연소 출전기록도

▲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첫 경기 콜롬비아 전에 나온 페어(오른쪽). 연합뉴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에 덜미를 잡혀 16강 도전의 험로를 예고했다.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대표팀(FIFA 랭킹 17위)은 25일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콜롬비아(FIFA 랭킹 25위)에 전반 연속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0대2로 졌다.

한국은 전날 모로코를 6대0으로 완파한 독일(승점 3·골 득실 +6), 이날 승리한 콜롬비아(승점 3·골 득실 +2)에 이어 조 3위(승점 0·골 득실 -2)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진출한다.

한국 여자 축구는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무득점 전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갔다.

처음 나선 2003년 미국 대회 때 한국은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0대3으로 진 뒤 프랑스, 노르웨이에도 연패하며 탈락했다.

2015년 캐나다 대회 땐 16강 진출에 성공했으나 1차전에선 브라질에 0대2로 패한 바 있다. 이후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와 2대2로 비겨 첫 승점을 획득했고, 3차전에선 스페인을 2대1로 잡아 첫 16강 진출을 이뤘다.

직전 2019년 프랑스 대회 땐 프랑스, 나이지리아, 노르웨이에 모두 지며 탈락한 한국은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벨 감독 체제에서 4년을 절치부심해 준비했으나 분수령으로 여겨진 콜롬비아전을 내주며 남은 두 경기 부담이 커졌다.

한국은 30일 오후 1시30분 모로코와 2차전에 나선다.

이날 한국은 양쪽 윙백으로 장슬기(현대제철)와 추효주(수원FC)가 나섰고, 스리백은 김혜리, 임선주(이상 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으로 구성됐다. 골키퍼는 유럽파 윤영글(BK 헤켄)이 맡았다.

한국은 초반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조소현이 이금민의 패스를 받아 때린 중거리 슛이 상대 선수에 굴절돼 벗어났고, 전반 8분엔 페널티 지역 왼쪽 최유리의 왼발 슛이 카탈리나 페레스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11분엔 손화연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 좋은 위치에서 획득한 프리킥 때 지소연의 날카로운 오른발 슛이 골대를 겨냥했으나 골키퍼가 잡아냈다.

한국은 전반 28분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날아든 마누엘라 바네가스의 슛을 막는 과정에서 심서연의 핸드볼 파울이 지적돼 페널티킥이 선언되고 옐로카드가 나왔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카탈리나 우스메가 왼발로 낮게 깔아 찬 슛이 들어가며 콜롬비아의 선제 결승 골이 됐다.

전반 39분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뛰는 콜롬비아의 2005년생 ‘신성’ 린다 카이세도에게 한 골을 더 얻어맞았다.

왼쪽 측면을 돌파하는 카이세도를 막지 못해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슈팅을 허용했고, 그의 오른발 슛을 골키퍼 윤영글이 손으로 쳤으나 공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이어 후반 33분엔 최유리를 빼고 2007년생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PDA)를 내보냈다.

16세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32개국 선수를 통틀어 가장 어린 페어는 여자 월드컵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과 한국 선수 월드컵 최연소 출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어는 남녀를 통틀어 한국 대표로 월드컵 본선 경기에 출전한 최초의 혼혈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남자 대표팀에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된 장대일이 있었으나 장대일은 본선 경기에 출전하지는 않았다.

대표팀은 후반 43분엔 추효주 대신 문미라(수원FC)가 그라운드를 밟아 공격 자원을 더 늘렸지만, 끝내 한 골을 만회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이날 한국은 점유율 30%로 콜롬비아(38%·경합 32%)에 밀렸고, 슈팅도 콜롬비아(17개)보다 훨씬 적은 5개만 기록했다. 유효 슈팅 수도 3대5로 밀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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