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중규 울산 북부소방서 서장

전국적으로 내린 폭우로 인해 인명·재산 피해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서도 ‘극한호우’ 시 재난문자 직접 발송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1시간 누적 강수량 50㎜이면서 동시에 3시간 누적 강수량 90㎜이거나 1시간 누적 강수량이 72㎜ 넘으면 그 즉시 극한 호우 판단)

‘극한호우’는 기존 ‘호우경보’로는 감당이 안 돼 기후변화 시대에 새롭게 만들어진 경보 체계로 작년 한 해 104번이나 ‘극한호우’가 발생했다. 9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따라서 위험기상정보를 실시간으로 현장 전달하는 시스템은 시민 안전 확보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도 엘리뇨 등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극한호우’가 늘고 있다. 폭우, 태풍 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상이 나빠지면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의 안전이 확보되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다음 사항을 꼭 숙지하여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피해를 최소화하자.

우선,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면 반지하 주택이나 저지대 같은 곳은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

반지하·저지대에 계단 등으로 물이 조금씩 새어 들어오면 그걸 막기보다는 빨리 더 높은 계단으로 올라가서 소중한 목숨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지하 주차장에서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 차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차를 빼기 위해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된다. 셋째, 비가 많이 내리면 가급적 차량 운전을 피해야 한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시에 많은 비가 내리면 그게 전부 하수구로 몰리게 된다. 하수구에 담배꽁초나 낙엽이 쌓여 있어서 물이 빠지지 않으면 도로에 물이 넘쳐서 침수된다.

특히 지하차도를 들어갈 때 만약 물이 잠겨 있다면 차를 그냥 세워두고 차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지하차도에 물이 차면 문이 안 열리기 전에 빨리 차에서 벗어나서 대피해야 한다.

넷째, 많은 비가 내리면 지반이 약해지는데 산사태에도 주의해야 한다. 터널을 뚫거나 도로를 확장하거나 전원주택 조성을 위해 산을 깎은 곳 등은 언제든지 많은 비가 오면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지역에선 전봇대가 흔들리거나 야간에 소리가 난다거나 하는 산사태의 전조 증상이 느껴지면 산 반대쪽으로 빨리 대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요 사업장의 안전관리에 대한 점검도 강화해야 한다. 비가 많이 와서 누수가 되면 흠집·훼손된 배선에서 누전이 발생할 수 있다. 누전은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를 대비해 소방시설이 항상 정상 작동될 수 있도록 유지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지하층 및 저지대에 위치한 소방펌프실의 화재감시제어반 등이 침수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배수펌프도 점검해야 한다.

이 밖에도 가로등·신호등 및 고압전선 근처 접근 금지, 건설자재 낙하 및 공사장 웅덩이 익사 주의, 맨홀 근처 역류 주의, 해안가·강변·하천 근처 접근 금지와 낙뢰 위험 대비 키 큰 나무나 전봇대를 피하고 등산용 스틱 등 긴 물건은 즉시 몸에서 떨어뜨려야 한다.

현재의 기상 상황은 언제든 새로운 기록적인 폭우나 태풍이 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변화무쌍하다. 특히 최근 폭우는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좁은 지역에 많이 내리는 특성으로 인해 피해를 키우고 있다. 극한 호우 시 울산도 지하차도 등을 중심으로 위험한 곳이 상당수다.

예측이 어렵고 불확실해 생각지 못한 곳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북부소방서에서도 기상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소방력을 비상단계별로 운용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미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또다시 비가 내릴 수 있음을 인지하고, 기상 예보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호우 피해에 주의하고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

박중규 울산 북부소방서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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