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등급, 2급→4급 하향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앞두고
신규확진자 하루 4만명 넘어서

고령·기저질환자 재유행 우려
폐렴 등 중증 질환 위험 높아
위생 철저·마스크 착용 권고

마스크 착용시 감기·독감 등
호흡기 질환 예방에 큰 도움
인파 몰릴땐 각별한 주의필요

▲ 오동규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의료기관 내 실내 마스크 착용에 관해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하루 평균 4만명대를 넘어서면서 여름철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코로나의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낮추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상태다. 이르면 이달 초부터는 코로나를 독감과 같은 수준으로 관리하게 되는 것이다. 감염병 등급이 4등급으로 완화되면 무엇보다 마스크 관련 착용 의무가 완전히 해제된다. 현재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 등에는 아직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남아 있었는데 모두 ‘권고’로 전환된다. 요즘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어떤 점을 대비해야 할지 오동규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고령층·기저질환자 탈 마스크 주의

지난달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셋째 주(16~22일) 코로나 확진자 수는 25만3825명으로 직전 주 대비 35.8% 급증했다. 6월 마지막 주만 해도 12만2000명 수준에 머물던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3주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났다. 특히 지난달 19일 신규 확진자는 4만7029명으로 반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마스크 착용이 권고로 전환되면서 여름인데도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6월 일상 회복 선언 후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는 적극성이 떨어졌을 것을 고려하면 집계된 것보다 숨은 감염자가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휴가철이기도 하고, 지금 검사받는 사람이 적어 확진자 수가 실제보다 2~3배까지 많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게다가 바이러스 생존이 어렵고 실외 활동이 많은 여름인데도 이 정도라면, 날씨가 쌀쌀해지고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럴 때일수록 고령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이들이 자주 찾는 병원급 의료기관도 곧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될 예정이다. 아무래도 의료기관에는 고령층이나 만성 질환자, 중증 질환자 등 감염 취약 계층이 많기 때문에 이런 환자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유행하는 것은 아닌지도 우려된다.

오동규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만 60세 이상의 고령층이나 당뇨, 고혈압, 비만, 만성 호흡기 질환,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간·신장 질환, 암이나 기타 면역저하자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 폐렴을 동반한 중증 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스크, 호흡기 질환 예방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이 있으면 무엇보다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

정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관계 없이 많은 인원이 들어찬 곳이라면 자신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 착용 ‘권고’를 따라야 한다.

또 손을 깨끗하게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등을 만지지 않는 등 기본적인 개인 방역 수칙 습관화와 함께 생활 공간 환기도 매일 하는 것이 좋다.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가 코로나에 감염된 경우에는 우선 증상을 조절하는 약제들과 함께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게 된다. 요즘에는 경구제나 주사제로 된 항바이러스제가 잘 나와 있기 때문에 이런 약제를 먼저 투여해 치료한다.

만약 코로나 폐렴으로 진행하면 산소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대해서는 스테로이드 약제와 예방 용량의 항응고제가 처방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가 아니면 중증도에 따라 염증 반응을 낮추기 위한 약제가 주어진다.

오 전문의는 “올봄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사람들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작년이나 재작년과는 다르게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많이 유행했다”며 “마스크가 코로나뿐만 아니라 비말로 전파되는 감기, 독감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시민들도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전문의는 “의료기관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 코로나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도 다시 유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이 있으면 정부 정책과 별도로 자신의 건강을 위해 의료기관이나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마스크 착용 원칙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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