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유니세프 울산후원회장
김형석 유니세프 울산후원회장

인간은 망각(忘却)의 동물인가?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정치권의 한 젊은 국회의원이 소속 상임위에서 현안 질의 및 소위 활동중에 수백 회에 걸친 코인 거래로 연일 언론에 도배되며 대서특필(大書特筆)되었다. 이어 소속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옮기며 세간의 눈총을 피하는 꼼수마저 부렸다. 그리고  상임위를 교체하였다.

이해충돌(利害衝突)의 가능성이 다분한 법안을 제안하는가 하면 내부거래 정보를 이용한 시세차익과  코인 발행사의 특혜성 공짜 코인을 받은 정황도 포착되었다. 이는 같은 또래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허탈감과 자괴감을 안겨 주었다. 그리하여 국민을 대표하여 입법권을 가져 많은 특권을 누리는 정치권에 대한 혐오와 불신의 늪이 깊어만 가고 있다. 하루빨리 공직자는 자신의 해당 상임위와 관련된 주식과 코인을 백지신탁 하거나 처분하는 것을 요구한다.

한편, 주식과 코인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이 두가지의 리스크와 개미투자자들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승부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글이 있어 소개해 본다.

원숭이가 많은 한 마을에 어떤 사업가가 와서, 한 마리당 100만원을 주겠다고 잡아달라고 한다. 사람들은 반신반의 하면서 널리고 널린 원숭이를 잡아다 사업가에게 준다. 약속대로 100만원을 받는다. 원숭이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자, 사업가는 이제 200만원을 주겠다고 한다. 사람들은 기를 쓰고 잡아다가 준다. 더더욱 줄어든 원숭이는 마을에서 찾아보기도 힘들어 진다. 사업가는 가격을 더 올립니다. 이제 씨가 말라버린 원숭이를 사업가는 800만원까지 제안한다. 사업가는 잠시 도시로 나가고, 그 밑에 있는 부하직원이 와서 제안하기를, 내가 1마리당 500만원에 그동안 잡아들인 원숭이를 줄테니, 나중에 사장이 오면 800만원에 팔라고 한다. 사람들은 한마리당 300만원을 벌수있으니 고마워하며 빚을 내서라도 그 원숭이들을 사들인다. 원숭이를 처분한 직원은 어느날 사라지고 물론 도시로 나간 사업가도 돌아오지 않는다. 마을은 온통 빚을 짊어진 사람들만 남고 말았다. 이것이 가상화폐의 실체이고 주가조작에 희생된 개미들을 연상하게 한다. 일확천금은 그 누군가의 희생을 밑천으로 생기며 극소수만이 누릴수 있는 것이다. 그 희생양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필자가 막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  새로운 유통방식의 혁명이 거대자본을 바탕으로 선진국에서 들어왔다. 바로 네트워크 사업, 일명 다단계였다. 대한민국은 학생, 공무원, 직장인, 심지어 선생님까지도 뛰어들며 그 좋은 직장마저도 사표를 내고 전업전선에 이르게 되었다. 마치 중세시대에 페스트처럼…. 특히, 대학생들은 불확실한 미래와 IMF라는 전대미문의 불황경제에 구직난에 허덕이다가 자기자본 없이 손쉽게 시작할수 있다는 유혹과 열심히만 하면 화수분처럼 매일 수입이 생긴다는 꾀임에 넘어갔다. 물론 건전한 형태의 도덕성을 갖춘 판매업자도 있지만 일부 선구자(?)들은 합숙생활을 통해 개인의 자유와 인권마저도 그들의 손아귀 속에 넣고 자기들 호주머니를 채우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 결과 피해자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친구나  가까운 지인, 친척들은 또 다른 피해자가 되어 새로운 먹잇감을 찾는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자, 다시 코인으로 돌아가보자. 현행 법 테두리안에서 제도장치가  무방비 상태인 지금 하루 빨리 그 울타리가 필요하다.

여러 형태의 도덕적 해이(解弛)를 바탕으로 수많은 코인시장이 난립(亂立)할 것이며 그들이 불법 피라미드와 콜라보가 되는 순간, 아마도 대한민국은 걷잡을 수 없는 피해자가 양산(量産)될 것이며 우리 경제의 심각한 걸림돌이 될것이다. 또한 우리의 소중한 세금이 문제해결의 공적자금으로 쓰여 질것이다.

입법부는 여야를 넘어 하루빨리 보호망을 만들고 자신들의 호주머니보다 목민관(牧民官)의 자세로 돌아가길 바란다. 더이상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형석 유니세프 울산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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