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울산 부동산 경매 진행 317건
전월보다 34% 증가…작년의 3배
토지경매 121건 13년여만에 최대

낙찰가율 소폭 상승…응찰자는↓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최저 수준

집값 하락세 속 이자 부담이 더해지면서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는 물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찰된 물건들이 누적된 가운데 채권자가 대출금 등 회수를 위해 신규로 경매를 요청한 물건 수가 증가한 영향이다.

9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부동산 경매 진행 건수는 317건으로 전월(237건) 대비 33.8% 증가했다. 지난해 7월(110건)과 비교하면 세 배가량 많아진 물량으로, 2020년 10월(438건) 이후 2년 9개월만에 가장 많은 경매물건이 쏟아졌다.

코로나로 인한 법원 휴정으로 기일이 변경·연기됐던 물건들에 대한 입찰이 속속 진행됐던 2020년 10월과 달리, 지난달에는 신규 건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경매 신건이 이처럼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7월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는 등 하반기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대출 상환 등에 문제가 생긴 차주(借主)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특히 지난달 울산지역 토지경매 진행건수가 121건에 달하며 전월(71건) 대비 7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1월(129건) 이후 13년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진행건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울산지역 토지 경매의 경우 1명이 여러개의 물건을 소유한 사례가 많았고, 대부분 강제 경매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일반으로 경매에선 두 번쯤 유찰돼야 관심을 갖고,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 기존 경매물건이 많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지난달에는 신건도 증가하면서 경매진행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 유입되는 물건은 늘고 있지만 주인을 찾아 낙찰되는 물건의 비율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7월 울산 부동산 경매(전체 용도) 진행건수 317건 가운데 90건이 새로운 주인을 찾았고, 낙찰률은 28.4%을 기록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월(76.7%)보다 2.8%p 상승한 79.5%를 기록했지만, 평균 응찰자 수는 0.6명 줄어든 3.9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용도 경매 낙찰가율은 소폭 상승했지만, 울산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지난달 울산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73.8%로, 2019년 3월(73.6%) 이후 가장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달 감정가 1억2300만원에 나온 울주군 범서읍 천상국태그린빌 아파트 경매에는 33명이 몰리는 등 관심이 뜨거웠지만, 7799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72.3%에 그쳤다. 또 감정가 2억700만원에 나온 울주군 온양읍 제니스아트빌 경매에도 12명의 응찰자가 참가했지만, 낙찰가율은 52.6%에 불과해 1억888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수도권 지역과 달리 울산 아파트 매매시장의 경우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 거래시장이 극심한 거래 절벽을 겪으며 부채 상환을 위해 급매물로도 팔리지 않은 물건이 경매에 부쳐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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