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때 생기는 심장 구멍
성인 20~25% 그대로 남아
대부분 별다른 문제 없지만
   
복압으로 혈전이 뇌로 갈땐
편두통·잦은 뇌경색 등 유발
   
젊은층에도 뇌졸중 일으켜
크기 2㎜ 이상 등 고위험군
난원공 막는 폐쇄술 시술 등
적극적인 검사·치료 필요

▲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가 난원공 개존증 증상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 조직의 괴사가 진행되는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노년층의 질환으로 여겨진다. 실제로도 뇌졸중 환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다. 하지만 젊은층이나 특별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것이 아니더라도 갑작스럽게 뇌졸중이 발병할 수 있다. 특히 난원공 개존증 등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다면 가능하다.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는 지속돼 왔지만, 여전히 국내에는 인지도가 낮은 난원공 개존증에 대해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성인 20~25%로 흔해

난원공이란 산모의 피가 태아의 심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구멍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태어나 호흡하는 순간 폐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난원공은 막힌다. 다만 성인의 20~25%는 난원공이 막히지 않고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우연히 발견되더라도 치료나 진료는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이 난원공 개존증으로 인해 색전이 발생해 뇌경색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난원공이 막히지 않고 남아있을 경우 정상적으로 온몸을 돌고 나와 대정맥을 통해 심장을 거쳐 폐로 가야 할 정맥혈이 좌심방 쪽으로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혈전이 뇌로 가면 뇌졸중이 오는 것이다.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는 “원래 닫혀있는 난원공은 기침하거나 대변을 보는 등 복압이 올라가면 열린다. 이때 혈전, 노폐물이 걸러지지 않은 채로 동맥으로 흘러 들어가 뇌혈관을 막을 수 있다”며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없는 젊은 사람 중 편두통이 심하거나 뇌경색이 계속 재발한다면 난원공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인불명의 뇌졸중 환자에서 난원공 개존증은 기이성 색전증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에, 특히 60세 미만의 젊은 환자에게서는 원인의 교정과 재발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뇌졸중 원인 중 하나

뇌졸중 원인은 고혈압·당뇨·심방세동·동맥경화·연령 등이다. 뇌졸중의 원인 질환을 잘 조절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했는데도 뇌졸중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 심장의 구조적인 결함 때문에 뇌졸중이 발생한 환자다. 난원공 개존증이 원인인 뇌졸중은 노력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난원공 개존증 진단은 검사기기를 식도로 넣어 심장을 살피는 ‘경식도 초음파검사’로 한다. 검사 결과에서 △구멍 크기가 2㎜ 이상이면서 △심방중격(좌우 심방 사이 벽) 운동성이 활발하거나 △심방중격이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 뇌경색 고위험군으로 진단한다. 이때는 난원공 크기에 맞춰 제작한 기기로 사이를 막는 시술을 한다.

전산화 단층촬영(CT)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진단은 발살바 수기와 교반식염수검사를 이용한 경식도 심장초음파로 한다. 발살바 수기는 호흡과 복압 조절이 필요하기에, 비수면 상태에서 경식도 심장초음파를 시행하게 된다.

정 전문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졸중의 경우 심장초음파, 24시간 홀터 검사와 같은 부정맥 검사를 비롯해 관상동맥조영술이나 관상동맥혈관 CT 등으로 난원공 개존증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졸중 위험 있으면 수술해야

모든 난원공 개존증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크기가 매우 작은 상태라면 굳이 폐쇄술을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혈전이 발생해 뇌졸중을 초래할 수 있으면 추후의 뇌졸중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난원공을 막는 시술이 필요하다.

난원공 개존증 수술은 개흉 수술로 좌심방과 우심방 사이의 난원공을 꿰매기도 한다. 다만 최근에는 사타구니 정맥 혈관을 통해서 난원공을 직접 막는 경피적 폐쇄술로 간편하게 치료하는 방법이 주로 이뤄진다. 이 방법은 약 2시간 전·후면 시술을 마치고, 바로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해 세계적으로 많이 활용된다.

정 전문의는 “원인불명의 뇌졸중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난원공 개존증의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진단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며 “여러 위험인자에 대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며 시술적 혹은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기에 반드시 신경과, 신경외과, 심장내과, 흉부외과의 다재적 협력이 가능한 전문 기관에서의 진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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