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양 KB증권 남울산금융센터 부장
8월 글로벌 주요국 증시는 조정 국면에 들어갔던 분위기였는데 연중 랠리에 따른 주가 과열 우려 및 단기 고점 불안심리가 누적되다 보니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와 중국 부동산 위기 등 호재보다는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한 달이었다.

국내 주식시장 또한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중국 소비관련주의 급등과 함께 각종 테마주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등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는데 지수 기준으로는 월초 대비 뒤로 후퇴한 폭이 작지 않다. 2차 전지 중심의 FOMO 장세는 힘을 잃은 걸로 판단되지만 주도 테마가 사라져 시장에 풀린 유동성도 갈 길을 찾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돈의 흐름을 유인할 수 있는 산업과 종목이 있다면 지금과 같은 장세에서 상당한 상승세를 구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후반 빠르면 4분기부터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한다는 보도와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32Gb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삼성전자가 6%대 급등했는데 2023년 이후 반도체 업종의 업황과 실적, 주가 흐름이 2016~2017년과 유사한 점들이 많아 보인다.

2016년 상반기에도 반도체 감산 이후 업황·실적 개선 사이클이 전개됐는데 이 시기에 반도체 실적 저점과 주가 저점이 일치했고 이후 턴어라운드를 넘어선 수요확대, 실적 레벨업, 업황 사이클 강화 등에 힘입어 반도체는 코스피를 압도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9월 중 조정이 마무리된 후 주식시장이 가을 랠리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의 한 근거가 되는데 다만 랠리가 전개되기 위해서는 12개월 선행 EPS와 경기 사이클의 상향 추세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단서가 필요하다.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P/E가 13.5배에서 11배까지 하락하며 P/E 부담이 경감됐는데 여기에 경기와 실적이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선 조정은 있어도 상승추세가 훼손되는 경우는 드물어 가을 랠리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고 3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김재양 KB증권 남울산금융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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