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 긴축 장기화 우려
국채금리 16년만에 최고 기록
코스피 2.41%p 내린 2405.69
환율도 연고점 뚫고 1360원대

▲ 미국 긴축 장기화 우려로 코스피가 2% 이상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고금리 충격에 주식과 채권, 원화가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2400선을 위협받는 가운데 원 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뚫고 1360원대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가 4일 미국의 통화 긴축 장기화 우려로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59.38p(2.41%) 내린 2405.69였다. 코스피가 2400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3월27일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045억원, 4692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834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으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현지시간) “연준의 작업이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한 후 한동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셸 보먼 이사 등 다른 연준 인사들도 긴축 강화를 지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 상승 부담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세에 코스피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3.62p(4.00%) 내린 807.4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3월21일 이후 6개월여 만에 810선을 내줬다.

이날 오전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은 전 거래일 최종호가수익률 대비 20bp(1bp=0.01%p) 이상 급등한 4.2%대에서 거래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4.2원 급등한 1363.5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10일(1377.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일 미국의 긴축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4.81%까지 치솟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추석 연휴 기간 국제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유 부총재는 이 자리에서 “연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채권 금리가 상당폭 상승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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