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연실 6223미래포럼 글로벌 본부장

한국에 200개 넘는 나라 사람들이 온다. 특정 경우를 빼고 서울, 부산, 제주도를 선호한다. 그리고 대부분 한자 주(州) 지명이 들어가는 전주, 공주, 경주, 원주 등을 좋아한다. DMZ를 선호하는 건 한국의 지정학적 특수 상황 때문이다. 남북이 분단된 사실에 호기심을 느껴서 일부러 한국에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김정은의 핵이 무서워 여행을 못 가겠다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한국인을 제외하고 해외에서 울산 지명을 아는 이들을 단 1명도 못 봤다. 내가 외국인을 집중적으로 만나온 세월이 어느덧 24년째이다. 한국인보다 외국인들과 더 교류를 자주 했다. 20년 이상 지구촌 사람들 수천 명을 만났는데도 울산을 안다고 말한 사람은 딱 1명이었다. 그것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 온 젊은이였다.

그 젊은이는 울산에 가는 날, 나와 같은 KTX를 탔다. 울산과기대에 간다고 했다. 한국에 일을 하러 와서 울산에 가는 경우는 있지만 울산이 지구촌에 널리 알려져서 관광을 하러 가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지구촌의 도시 중 바다가 있으며 동시에 중공업과 경공업이 모두 발달한 곳은 흔치 않다. 20세기에 울산 만큼 빠른 기간에 세계를 놀라게 한 도시는 손가락에 꼽을 만하다.

지구촌의 95%에 해당하는 나라들이 기적을 이룬 도시, 울산으로 서로 찾아오게 해야 한다. 최소한 울산 지명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기야 해외에 대중적으로 국가도 늦게 알려졌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이름도 널리 알려진 건 불과 30년밖에 안 됐다. 아직도 지구촌 젊은이들을 제외하고는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대다수이다.

88서울올림픽이 치러지기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도 몰랐던 지구촌 사람들, 중동에 진출한 현대건설 덕분에 한국이 어부지리로 알려졌다. 외국인들은 자신들이 현재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만들어진 곳이 울산이라는 걸 전혀 알리가 없다.

모나코나 바티칸, 홍콩, 마카오보다 울산이 못한가? 무엇이 뒤지는가? 위에 열거한 곳은 각각의 특징이 있고 나름대로의 역사와 개성도 있다. 울산의 역사나 문화 그리고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 모두 경이롭다. 단지 알려지지 못해서 안타깝다. 자주 이 부분을 고민한다. 20세기 인류사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울산이 아닌가? 어떻게 아직도 지구촌에서 무명에 가까운 도시로 남아 있을까?

그 이유를 나름대로 짐작해 봤다. 모두가 앞만 보고 달려와서 그럴 것이다. 이제는 전세계에서 울산의 지명을 아는 날도 오게 힘을 모으자. 음식도 환상적이지 않은가?

울산광역시는 면적도 서울시의 1.7배이다. 싱가포르보다 훨씬 큰 도시이다. 산과 들, 바다, 강 있을 게 다 있다. 거기다가 인구는 100만 명이 넘는다. 모두 제조업의 힘과 산업이 살아있는 덕분이다. 재정 자립도까지 높은 도시가 울산이다. 어느 도시든 기업이 살아야 생기가 돈다. 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고마운 도시 아닌가?

독일, 미국 등 기타 선진국도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도시를 먹여살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부나 울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감성 산업을 결합시킨다면 어떨까? 그래야 울산이 지구촌에 널리 알려지리라. 글로벌한 도시여야 더욱더 울산이 발전할 수 있다. 21세기는 아시아 중심의 시대가 아닌가? 전세계 인구와 소비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 아시아이다. 동북아 3개 나라가 더 중요해지고 한국과 울산의 중요성도 커진다.

대한민국의 위상과 울산의 의미가 특별하다. 울산은 수천년 전부터 사람들이 살았다.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와도 관련이 깊은 도시이다. 신라 장보고와도 연결된 경이로운 역사와 문화의 도시가 아닌가? 울산은 1000년 전 이미 글로벌 마인드를 가졌던 장보고 장군과도 인연이 있다. 아시아 시대를 맞아 태평양으로, 지구촌으로 더 넓게 세계로 뻗어나가자! 울산 만세!

이연실 6223미래포럼 글로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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