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혜 문화부 기자

바야흐로 결실이 영그는 계절 가을을 맞아 전시와 공연 등 문화행사가 달력을 빼곡히 채우다 못해 넘친다.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오는 29일까지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열리고 있고, 울산국제아트페어(UiAF)는 지난 주말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올해 UiAF에는 울산을 비롯해 국내외 67개 갤러리가 참여해 4000여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나흘간 3만5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지만, 210억원의 작품 판매고를 올려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울산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아트페어와 마켓 등이 열렸지만, 정례화된 행사가 열린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지난 2021년 처음 개최된 UiAF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울산미술협회가 ‘아트페어 울산’로 가세했고, 올해는 중구 문화의거리 갤러리 아리오소 주도로 롯데호텔 울산에서 호텔 아트페어도 열린다. 그야말로 아트페어의 홍수다.

당초 UiAF는 올해 6월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여러 부침으로 한차례 미뤄져 10월 열렸다. 이 때문에 12월 열릴 예정인 아트페어 울산과는 개최 일정이 불과 한 달 반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아트페어 울산과 호텔아트페어는 같은 기간 열린다.

지금까지 울산은 ‘젊은 도시’ ‘부자 도시’로 불리며 떠오르는 미술시장으로 주목받아 왔다. 수년 새 하나둘 늘어난 아트페어만 보아도 그렇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아트페어가 여럿 생기고, 특히나 올해처럼 짧은 기간에 연이어 열리면서 참여 갤러리와 출품 작가 등이 무엇이 다른지 궁금증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트페어는 수요와 공급이 있는 ‘시장’이다. 목표와 타킷이 분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후죽순 생겨나는 아트페어끼리 해를 거듭할수록 공생은커녕 자멸로 이르기 십상이다.

예술이 자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시장이 형성돼야 하고, 작품이 팔려야 한다. 그렇기에 작가들이 인근 부산이나 대구, 수도권을 떠돌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컬렉터를 만날 수 있도록 열리는 아트페어는 큰 의미를 가진다.

울산국제아트페어는 장기적으로 ‘소장하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예술 축제로 만들어가겠다고 공언했다. 아트페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특색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막 태동하는 울산의 미술시장의 한 축을 만들어 갈 여러 아트페어가 주최측이 바뀔때 마다 간판만 바꿔다는 행사로 남지 않길 바란다.

서정혜 문화부 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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