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사회부 부장대우

김두겸 울산시장은 스스로 ‘울산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한다.

취임한지 1년4개월여가 지난 김 시장의 행보를 보면 기업을 유치하고, 울산에 이익을 주는 일이라면 중앙정치 무대는 물론 국내외 출장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결제에 사인하고 지시만 하는 행정가가 아니라 신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는 진짜 영업사원 같은 행동을 보여준다. 여야가 뒤바뀐 민선 8기 울산시정부 출범부터 점령군이 아닌 지역 세일즈맨으로 거듭나 주민을 위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그의 영업전략은 기업유치, 기업투자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귀결되는 것 같다. 실제 김 시장은 짧은 기간에 S-OIL 9조2000억원, 현대차 2조원, 고려아연 2조원 등 굵직한 투자를 이끌어 냈다. 지금까지 15조원 정도를 유치했고, 수천명의 양질의 고용도 창출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만들어 낼지 기대감이 높아가는 게 사실이다. 권위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공무원을 기업현장에 보내 투자환경을 개선한 것 또한 김 시장의 작품이다. 이를 두고 “일할 맛 난다” “발상의 전환” “혁신의 끝판왕”이란 단어가 기업체와 시청 주변에서 흘러나온다.

이런 와중에 남구청장, 북구청장, 동구청장이 이번주 유럽, 일본, 중국 출장길에 오른다. 김 시장의 행보에 한껏 눈높이가 높아진 단체장 해외출장길에 과연 이들이 어떤 선물보따리를 가져올지 관심이다.

산업수도 울산에서 기업은 심장과도 같은 존재다. 기업의 경쟁력은 울산시민의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 ‘경제위기’인 작금의 상황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민선 8기 임기 반환점을 향해 달리고 있는 이 시기는 어느때보다 더 열악하고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맞닥뜨리고 있다. 더 좋은 교육환경과 일자리를 찾아 울산을 떠나는 학생들과 청년들,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 고물가 고금리에 하루하루 버티기에도 벅찬 일반 시민들까지, 행정의 손길이 뻗쳐야 할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투자유치와 별개로 ‘고성장·창업기업 비중 전국 최하위권’ ‘기업체 연구개발비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중 가장 낮은 증가율’ 등 여전히 미래로 도약하지 못하고 성장판이 닫혀있다는 우려의 시그널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여기다 선거철도 바짝다가오면서 진영논리로 지역사회가 양분되는 등 한바탕 소용돌이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울산의 선진 행정력으로 불황 극복을 위한 새로운 키워드를 장착해야 한다.

‘울산 영업사원 1호’를 중심으로, 경제·정치·문화 등 모든 분야가 지역성장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원팀’이 되어야 한다.

바다가 강물을 가리지 않듯,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한다는 ‘해불양수(海不讓水)’의 자세도 어느때 보다 울산 사회전반에 필요해 보인다. leehj@ksilbo.co.kr

이형중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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