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광역맨체스터연합기구(GMCA)

2011년 출범 영국 최초의 연합기구
10개 지자체 연합 인구 약 280만명
행·재정 등 상당한 권한 넘겨 받아
자치단체 협업 통해 지역발전 도모

내년 기술·취업 프로그램 100개 등
일자리 관련 2700여억원 집중 투입
GMCA 소속감 강화 홍보에도 박차

▲ 영국 맨체스터 옥스퍼드 거리에 위치한 TOOTAL 빌딩 뒷모습. 전면부는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GMCA 사무국과 GMCA 소속 기업성장허브(The Business Growth Hub), 투자유치청인 마이다스(MIDAS) 등이 각각 건물 일부 층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영국은 2개 이상의 자치단체가 연합기구(combined authority)를 설치해 중앙 정부로부터 주요 권한과 재원을 이양받아 지역 발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도록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 광역맨체스터연합기구(Greater Manchester Combined Authority·이하 GMCA)는 잉글랜드 지역에 설치된 10개의 연합기구 가운데 가장 먼저 들어선 연합기구로, 기존 자치단체를 웃도는 행정·재정 권한을 중앙 정부로부터 이양받아서 광역 사무를 수행하고 있다. GMCA는 연합 지자체들의 협업과 공동 의사 결정을 통해 지역의 이익과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중앙 정부 권한 대폭 이양

2011년 4월 출범한 GMCA는 맨체스터(Manchester), 솔퍼드(Salford), 볼턴(Bolton), 베리(Bury), 올덤(Oldham), 로치데일(Rochdale), 스톡포트(Stockport), 테임사이드(Tameside), 트래퍼드(Trafford), 위건(Wigan) 등 10개 자치단체가 연합한 법적 기구다. 전체 주민은 약 280만명이다.

GMCA는 설립 후 중앙 정부와의 분권 협상을 통해 사무를 이양 받고 있다. 이양 받은 주요 사무는 교통, 경제 개발·재생·주거, 전략적 공간 계획, 교육·기술 및 훈련, 경찰 및 범죄, 소방 및 구조, 공공보건, 폐기물 등이다.

리버풀이나 셰필드 연합 등 타 연합기구와 달리 경찰·소방은 물론 형사사법·보건 관련 업무까지 이양 받는 등 현재 영국 내 연합기구 중 가장 많은 권한을 중앙 정부로부터 이양 받았다.

GMCA 운영 기구는 10개의 자치단체 의회에서 선출된 의원 10명과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 시장 1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시장은 경찰·범죄를 담당하는 부시장을 임명할 수 있고, 내각제 형태의 연합기구 각료 자격으로 정부의 보조금 확보, 교통 계획 수립, 경찰 및 치안 업무, 소방, 주택 및 도시계획 등의 업무를 관장한다. 10명의 위원들은 내각제 방식에 따라 각자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 영국 맨체스터 시내에 위치한 일자리 지원센터인 ‘job centre plus’.
▲ 영국 맨체스터 시내에 위치한 일자리 지원센터인 ‘job centre plus’.

◇중앙 정부 재정 지원 비율 높아

GMCA는 중앙 정부의 보조금과 관할 구역 주민으로부터 징수한 세입 등으로 재원을 조달한다.

지난 2021~2022년도 상정 예산 기준 총 수입은 약 2억2404만파운드다. 중앙 정부 보조금이 68.3%인 1억5304만파운드로 가장 많았고, 지자체 분담금은 860만3000파운드(3.8%)에 그쳤다.

특수목적금인 기업재산세가 2456만9000만파운드(11.0%), GMCA 운영비 중 내부 할당금이 1700만파운드(7.6%) 책정됐다. 기타 특수목적금은 710만4000파운드(3.2%), 기타 수입은 1372만1000파운드(6.1%)였다.

같은 연도 총 지출 중 가장 많은 예산이 편성된 것은 직업 및 기술 분야로 62.7%에 달하는 1억4040만6000파운드였다. 이어 공공서비스 개선 2199만3000파운드(9.8%), GMCA 기업 분야 2070만6000파운드(9.2%), 경제 분야에 1876만3000파운드(8.4%), 마케팅 분야 1400만5000파운드(6.3%) 등이 뒤를 이었다.

GMCA의 2023~2024년도 상정 예산은 2억4558만4000파운드로, 2년만에 9%가량 증가했다.

▲ 지난 10월16일 발생한 버스 건물 충돌사고 당시 GMCA가 관할하는 경찰과 소방 등이 출동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 지난 10월16일 발생한 버스 건물 충돌사고 당시 GMCA가 관할하는 경찰과 소방 등이 출동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 집중

GMCA는 내년도 성인 기술 및 취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약 100개의 계약을 체결하고 약 1억7000만파운드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GMCA는 출범 당시인 2014년부터 중앙 정부와 협력해 ‘일과 건강’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위임받았다. GMCA는 고용 및 건강 관련 테스트·학습 프로그램인 ‘워킹 웰’을 통해 현재까지 6만명 이상을 지원했고 1만5500명 이상이 취업에 성공했다.

▲ ①맨체스터시 ②스톡포트 ③테임사이드 ④올덤 ⑤로치데일 ⑥ 버리 ⑦볼턴 ⑧위건 ⑨솔퍼드시 ㅇ●트래포드 이미지 출처=위키백과·나무위키
▲ ①맨체스터시 ②스톡포트 ③테임사이드 ④올덤 ⑤로치데일 ⑥ 버리 ⑦볼턴 ⑧위건 ⑨솔퍼드시  ⑩트래포드 이미지 출처=위키백과·나무위키

GMCA 교육·기술 및 업무 담당 부국장인 매트 에인스워스(Matt Ainsworth)는 “우리는 처음부터 GMCA를 북부의 강자로 만들려면 높은 수준의 경제 비활동, 특히 건강과 관련된 경제 비활동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이는 보건 및 사회 복지 이양 계약의 핵심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GMCA는 더 나은 고령화 센터와의 파트너십 계약을 포함해 50세 이상 세대가 일자리에 접근하고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GMCA의 또 다른 초점은 젊은 층의 노동 시장 불평등 문제 해결이다. GMCA는 실직 상태이거나 제도권 밖에 있는 ‘숨은 니트족’을 지원하기 위해 1000만파운드 규모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또 고용주들이 사회적 처방에 공동 투자해 지역 보건 모델에 포함하도록 장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홍보에도 초점

GMCA는 출범 직후부터 소통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에 더 많은 권한이 부여되는 만큼 대중이 조직의 달성 목표를 이해하고 그 뒤를 받쳐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GMCA는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장소 정체성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주민들이 GMCA가 아닌 소속 지자체를 우선하며 GMCA에 대한 소속감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초까지만 해도 GMCA 홍보는 의회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들이 담당했지만, 이런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과 이해관계자 참여를 총괄하는 중앙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와 미디어 관리자를 임명하는 등 행정 지원을 강화했다.

GMCA는 또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및 참여 전략의 일환으로 커뮤니케이션 책임자가 모든 활동을 조정하고 다가오는 주요 이정표를 검토해 전 포트폴리오 영역에 커뮤니케이션이 포함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 기업 파트너십은 물론 연합 기관을 구성하는 10개 회원 협의회와의 협력도 포함된다.

에인스워스 부국장은 “강력한 뉴스 콘텐츠를 통해 주민들에게 지방 분권의 혜택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며 “통합 당국이 나서 미디어와 협력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프로토콜 개발을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맨체스터=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