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형 사회부 기자

수년간 진척을 보지 못했던 울산 남구 장생포 순환도로 확장사업이 울산시와 해양수산부 간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반영 관련 협의 완료 등 사업 재개의 움직임이 일면서 관할 울산 남구청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현재 울산시는 해수부로부터 공유수면 기본계획 반영을 통보받고 도로 확장 사업을 위한 실시계획 설계 마무리 단계를 진행중이다.

이러한 소식을 반기는 것은 장생포 관광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남구청뿐 아니다. 장생포 주민들도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장생포 순환도로 확장 사업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했지만, 장생포 순환도로 사업을 수년간 기다려 온 장생포 주민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장생포 주민들은 금이 가 벌어진 벽과 내려앉은 문틀, 반쯤 삭은 지붕 등 한눈에 노후 정도를 알아볼 정도로 낡은 건물을 철거 대상지에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수리 또는 수선하지 못하고 사업 진행만 기다려왔다.

한 주민은 낡은 건물을 매일같이 이용하면서도 “관광지라는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됐다”고 말했다.

최근 장생포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울산시가 최근 주민들을 찾아 철거 협의를 마쳤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1차 보상 논의 후 2·3차 보상 논의도 예정하는 등 사업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철거까지 이뤄지면 울산세관 건물 뒤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수십여채의 단층 건물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당초 10~12m에 불과하던 도로 폭은 25m로 확장되고 기존도로에는 정비가 이뤄진다.

시는 오는 2026년께 전체 사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상 사업비는 288억원이다. 사업의 구체적인 윤곽은 이달 말 실시계획 고시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사업이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3년 내에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를 찾는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장생포를 오갈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해안가를 활용한 ‘장생포 워터프론트’의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 아울러 장생포에는 수개의 관광·개발 등 사업도 검토되고 있다.

진짜 사업은 지금부터다. 토지 보상 등의 절차로 공사 기간이 어떻게 늘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이 사업이 장생포에 날개를 달아줄 수도, 또 장생포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사업비 삭감 등 수차례 진통을 겪었던 만큼 시와 남구청 등 행정당국은 적극적으로 나서 사업이 빠른 시일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오래간만에 기지개를 켠 장생포 순환도로 사업으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도 새바람이 불기를 기대해본다.

강민형 사회부 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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