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전기차 전용공장(2조원) 기공(13일)에 이어 SK지오센트릭의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1조6000억원), 고려아연의 니켈제련소(5063억원) 건설 사업이 본격화됐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글로벌 성장세 둔화 등 ‘복합위기의 시대’ 울산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고 미래 주도권을 거머쥐는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한 야심찬 포석이다. 이에 따라 지난 60년간 3대 주력 제조업에 편중된 울산 주력산업의 포트폴리오가 신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은 이날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부지에서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인 ‘울산ARC’ 조성공사의 첫삽을 떴다.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하는 울산ARC은 2025년 말 완공되면 매년 32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폐플라스틱을 인공원유 등 새로운 플라스틱 원료로 반복 재탄생시키는 ‘세계 최대의 도시유전’이 되는 셈이다. 나경수 사장은 “재활용사업을 통해 새로운 자원으로 만들어 화학 시대의 르네상스를 이끌겠다”고 했다. 플라스틱 순환경제의 핵심 축을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비철금속 세계1위’ 고려아연의 ‘울산 이차전지 특화단지’ 내 이차전지 소재 생산공장 신·증설 사업도 시작됐다. 고려아연의 자회사 켐코는 이날 온산공단 부지에서 세계 최초 ‘올인원 니켈제련소’ 사업을 기공했다. 2025년 하반기까지 5063억원 투자해 연간 4만2600t 생산 규모 고순도 니켈 생산공장을 짓는 사업이다. 이 공장에선 세계 최초로 산화광·황화광 기반 중간재와 폐배터리 추출 블랙파우더 등 다수 원료를 처리한 고순도 황산니켈을 생산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2027년까지 7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주력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속속 단행되면서 지난 10년간 인구감소와 성장정체로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울산경제가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인구감소를 저지하는 선순환의 경제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민선8기 지방정부 출범 이후 1년 4개월동안 17개 기업으로부터 총 15조8000억원이 넘는 기업투자를 이끌어냈다. 이는 김 시장이 ‘대한민국 지방영업사원 1호’를 자처하며 불합리한 기업규제 개선과 기업 맞춤형 행정지원 등 일련의 ‘친기업정책’을 편 결과물이다. 울산시는 보다 큰 혁신성장을 이룰수 있도록 ‘기업친화도시’ 만들기에 속도를 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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