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지자체 최초의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울산에 ‘2023 울산문화박람회’가 열린다.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꿈의 도시 울산의 위대한 여정’이라는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박람회는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것으로, 지난해 울산시가 법정문화도시에 지정된 후 처음 개최되는 대규모 컨벤션행사다.

울산이 지난해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울산이 지난 60여년 동안의 산업도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문화·관광도시로 다시 출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그 동안 울산은 산업 현장에서 수많은 근로자들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당했다.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래 ‘산업수도’라는 별칭과 함께 자동차·석유화학·조선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로 성장했으나 그 이면에서는 각종 공해와 실향민, 무차별적인 개발 등 많은 상처를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가 처음으로 대규모 자체 문화박람회를 연다고 하니 반갑지 그지 없다. 울산이 마침내 그 옛날의 ‘공업도시’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리고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면 울산시민들의 삶도 많이 바뀌게 될 것이다. 또 울산을 떠나가던 인구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울산박람회가 울산 환골탈태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번 박람회에서 재단은 울산시와 5개 구·군의 미래 문화비전을 소개하고, 문화도시로 나아갈 방향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주제관, 문화정책관, 전시체험관, 콘텐츠기업관, 특화상품관, 아트스페이스, 플레이그라운드, 콘퍼런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울산 미래의 문화경쟁력을 실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큰 틀의 문화정책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틈만 나면 ‘꿀잼도시’를 외쳤다. 물론 ‘꿀잼도시’도 추구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 보다 더 큰 거시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법정문화도시 선정 때 거론됐던 도시전환력, 문화다양성, 문화공공성, 문화협치 등 4가지 방향성 말이다. 이 4가지 부문은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든 반드시 명심해야 할 화두다.

울산은 60여년이라는 세월 동안 공업도시로 이미자 굳혀진 도시다. 이 이미지를 문화·관광 도시로 180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민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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