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봉 정경부 부장대우

현대자동차가 지난주 기공식을 갖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의 본격적인 조성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세계 자동차 산업 전환기 대응과 국내공장 미래 비전을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통해 신공장 건립을 결정지은 지 불과 1년여 만이다.

당시 현대차는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공장을 2023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의 계획은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신공장 조성 부지는 울산미포국가산단 내에 위치해 공장 건립에 특별한 애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구체적인 공장 조성 절차에 들어가자 예기치 못한 난관이 잇따라 튀어나왔다. 받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했던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등 각종 평가 절차는 물론 문화재 발굴 조사까지 모두 거쳐야 착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울산미포국가산단이 관련 법 제정 이전에 조성됐기 때문에 생긴 문제였다.

관계자들은 울산미포국가산단처럼 오래전에 조성된 산단에서 대규모 개발 행위가 진행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경과 규정’에 따라 각종 평가를 다시 거쳐야 한다는 사실은 예측 범위 밖에 있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각종 절차 이행에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우려됐고, 2025년 준공이 자칫 2~3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울산시가 파견한 전담지원팀이 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전담지원팀은 각종 제반 절차를 쪼개서 진행했고, 불과 10개월 만에 행정 절차를 완료하며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 사례는 착공식 4일 뒤 열린 ‘2023년 지방 규제 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울산시는 현대차 전기차 전용공장에 이어 석유화학 산업 분야로 지원 폭을 넓혀갔다. 대규모 신규 투자에 나선 S-OIL과 고려아연에도 전담지원팀을 파견했는데, S-OIL 전담지원팀은 샤힌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른 주차장·야적장 부지 문제를 해결하며 원활한 사업 진행을 돕고 있다.

울산의 3대 주력 산업 중 자동차와 석유화학 산업이 울산시 지원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는 또 하나의 주력 산업인 조선산업 지원을 위한 행보를 걷는 모양새다.

울산시는 공석이 된 울산시설공단 이사장에 현대중공업의 현직 전무를 임명해 기업의 노하우를 배우고, 지방공기업 운영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신 현대중공업에는 서기관급 인력을 파견해 기업 애로 해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사 교류는 자동차와 석유화학에 이어 울산 3대 주력 산업 전체로 이어지는 기업 지원의 완결판이라고 볼 수 있다. 침체기를 끝내고 새로운 도약기를 맞은 가운데, 숙련 인력 확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조선 산업에도 이번 울산시의 인사 교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

이춘봉 정경부 부장대우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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