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 뜨겁게 달군 류중일號
와일드카드 1명만 사용하고
일본과 2경기 모두 1점차 석패
항저우 금 이어 또 한번 성장

▲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승부치기 10회말 2사 만루, 일본 가도와키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일본, 대만, 호주 4개국의 ‘미래 야구’ 실력을 겨루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이 막을 내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아시안게임보다 주목을 덜 받았고 대회 기간도 나흘로 짧았지만, 한국 야구에 남긴 의미까지 작지는 않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APBC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일본과 연장 접전 끝에 3대4로 석패하고 준우승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연속 우승은 실패했어도 한국 야구의 세대교체 가능성을 몇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회는 와일드카드를 제외하고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로 참가 자격을 제한했다.

WBC 3연속 1라운드 탈락으로 비상등이 켜졌던 한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APBC 준우승으로 국제 무대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와 달리 프로리그 유망주들로 중무장한 일본을 한 점 차로 압박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국은 예선 2차전에서 일본에 1대2로 패했고 리턴 매치인 결승전에선 연장 혈투 끝에 3대4로 아쉽게 역전패했다.

또 일본, 대만, 호주는 와일드카드(29세 이하) 3명을 모두 활용한 반면, 한국은 외야수 최지훈(26·SSG 랜더스)만을 데려왔다.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뛰었던 일본 선발투수 이마이 다쓰야를 비롯해 주전 포수 사카쿠라 쇼고, 마무리 다구치 가즈토 모두 와일드카드 선수들이다. 한국은 젊은 선수들이 국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와일드카드 사용을 최소화했음에도 전력상 밀리지 않고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인 것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들은 한 달 정도 지나 다시 치르는 국제 대회에서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냈다.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첫판 호주전에서 5와 3분의1이닝 5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호투했고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은 결승 길목인 대만전에서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곽빈(두산 베어스)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해 담 증세로 아시안게임을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아쉬움을 털었다.

타선에서는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나흘 연속 안타를 생산하며 18타수 7안타 4타점으로 활약해 대표팀 4번 타자 계보를 이었다.

포수 김형준은 영리한 볼 배합과 도루 수비로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했고 유격수 김주원(이상 NC 다이노스)은 완성도 높은 내야 수비와 물오른 타격(14타수 6안타)까지 뽐냈다. 2개 대회 연속 주장 완장을 찬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며 리드오프 역할을 수행했다.

항저우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던 영건들의 활약도 큰 수확이다.

특히 대표팀의 최대 약점으로 지목받는 투수력의 성장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의리(KIA 타이거즈)는 일본과의 예선 2차전에서 6이닝 6피안타 3볼넷 2실점 호투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아쉬움을 털고 좌완 에이스 명맥을 이었다.

정해영(KIA), 최승용(두산 베어스), 최준용(롯데 자이언츠)은 기존의 최지민(KIA), 김영규(NC 다이노스)와 함께 최강 불펜을 구축했다. 타선에서는 김휘집(키움)이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려 첫 국가대표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이제 한국 야구는 준우승의 아쉬움을 애써 털고 대표팀 세대교체 완성에 나선다. 다음 국제무대는 내년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이 우열을 가리는 대회다.

한국은 2015년 초대 대회에서 일본, 미국을 차례로 꺾어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2019년 2회 대회에선 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준우승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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