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수낵 총리 맞손
외교·국방장관 회의 신설
합동훈련·방산협력 강화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도

▲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에 서명했다. 한국과 영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셈이다.

조선이 쇄국정책을 풀고 1883년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지 140년 만에 이뤄진 변화다.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따르면 모두 13개 단락의 본문과 총 45개 과제의 이행계획으로 구성된 합의의 키워드는 ‘안보’로 압축된다. 양국은 우선 외교·국방 장관급 2+2 회의를 신설했다.

한국 정부가 이러한 장관급 회의를 설치하는 것은 미국·호주에 이어 영국이 세 번째다. 모두 자유민주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서방권 핵심 국가다. 양국 군대는 상호 운용성을 증진하기 위한 합동 훈련도 확대한다.

아울러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핵 개발 자금 조달을 제안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 해양 공동순찰도 시행한다.

직접적인 훈련과 작전의 공동 수행 등으로 합의의 실효성을 강조한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양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해양안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영국의 해양상황인식(MDA) 프로그램에 한국 참여도 모색키로 했다.

방산 협력도 대폭 강화한다.

양국은 한영 국방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해 한영 국방협력 심화를 위한 포괄적이고 제도적인 틀을 발전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 공동 방산 장비 역량 개발을 위한 방산 파트너십도 추진한다.

양국 정상은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도 별도로 체결했다.

파트너십은 양국의 3대 협력 분야로 ‘사이버 생태계 및 복원력 강화’, ‘공동의 국제 이익 증진’, ‘악의적 사이버 위협의 탐지·와해 및 억지’를 규정했다.

영국은 미국 주도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에 속해있다. 또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당사국이기도 하다. 또한 첨단과학기술 분야 협력도 대폭 강화한다. 이 또한 안보와 직결된다.

양국은 양자(퀀텀)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조치와 인력 교류, 표준화 노력을 통해 급변하는 기술환경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을 출범시켜 반도체·인공지능·사이버 보안 등 우선 과제 전반에 걸친 협력도 촉진한다.

특히 AI·양자 협력 강화에는 군사전략적 목적도 깔려있다.

양국은 AI를 활용한 공동 비전을 발전시키고, 공동연구·정책공유·민간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AI 분야 파트너십을 확대할 예정이다.

양국은 이밖에 한영 FTA 강화를 위한 협상 개시도 명문화했다. 에너지안보·기후위기·개발 이슈 등에 대한 양국 협력도 적시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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