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부산으로 연고지 옮겨
25일 부산사직체육관서
14시 부산BNK-부천 하나원큐
17시 KCC-한국가스공사 격돌
최초 ‘남녀 더블헤더’ 눈길

▲ 지난달 2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부산 KCC 이지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의 리그개막전에서 승리한 KCC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녀 프로농구 경기가 한날 한곳에서 이어지는 특별한 더블 헤더가 처음으로 펼쳐진다.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는 25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부천 하나원큐와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가 끝나고 약 1시간 후인 오후 5시에는 남자프로농구 부산 KCC가 같은 장소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맞붙는다.

이는 남녀 프로농구가 합작해 이뤄낸 첫 번째 더블 헤더 일정이다.

본래 더블 헤더는 야구에서 한날, 같은 대진으로 연속해서 치르는 경기를 뜻하나 미국프로농구(NBA) 등에서 같은 구장을 쓰는 두 팀이 차례로 각 상대와 맞붙는 경우로도 의미가 확장됐다.

BNK가 2021-2022시즌부터 사직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온 가운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KCC가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두 팀이 한 지붕을 쓴다.

두 팀 다 오는 25일 사직체육관에서 홈 경기 일정이 있었는데, 이를 KBL과 WKBL이 경기 시간만 소폭 조절해 연이어 붙인 것이다.

지난 3월 NBA 더블 헤더 경기가 펼쳐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의 경우, 각 팀 경기마다 코트 문양 등 각종 디자인과 설치물을 교체해야 해 120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된 복잡한 작업이 필요했다.

그러나 사직체육관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양 팀 로고가 모두 들어간 형태로 코트를 디자인해둬 이런 작업 없이 더블 헤더가 가능하다. 그래도 한국 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인 만큼 KCC와 BNK도 나름의 조율, 협상 과정을 거쳐야 했다.

KCC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협의할 사안이 많았다. 이제는 거의 다 해결된 상태”라며 “입장권은 우리가 일임해서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더블 헤더 경기 입장권은 남자 프로농구 경기를 예매할 때 쓰는 KBL 통합 홈페이지(www.kbl.or.kr) 등을 통해 구할 수 있다.

입장권 가격은 기존 KCC 경기와 동일하다. 입장권 하나로 두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WKBL 관계자는 “입장권 구매가 KBL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뤄지니 (여자농구) 팬분들은 조금 불편하실 수 있지만, 역사적인 경기인 만큼 BNK가 나름의 양보를 한 것으로 안다”며 “KCC도 다른 부분에서 양보하는 등 양 구단끼리 소통이 활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출범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이런 일정을 진행하는 게 처음이라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며 “중계방송, 본부석·심판실 운영 등 부문을 최대한 면밀하게 챙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자프로농구나 여자프로농구 모두 현재와 같은 지역 연고제가 자리 잡지 못했던 초창기에는 중립 구장에 더블 헤더 일정이 배정되기도 했다.

남자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현 KSPO 돔)이 더블 헤더가 이뤄진 중립 구장이었고, 여자프로농구는 2006년까지 서울 장충체육관 등에서 같은 날 여러 경기를 치렀다.

연고지를 부산으로 옮긴 데다 최준용-송교창-허웅-이승현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라인업을 꾸려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힌 KCC는 시즌 초반에는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3승 6패로 8위에 자리해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른 BNK는 2승 3패의 성적으로 현재 4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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