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경제는 디지털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시장의 급속한 개방, EU단일통화 출범 등에 따라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력, 자본, 기술 등의 생산요소가 보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자 각국은 자국 나름대로 주력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초미의 관심을 쏟고 있다. 우리 경제도 기술수준과 서비스 향상으로 신규 성장산업의 발굴과 동시에 부가가치와 고용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면에서 대표적 산업도시인 울산의 주력산업인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산업은 현재 우리 경제의 10% 이상의 막대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나 많은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들 업종이 대부분 성숙단계에 들어 세계적인 공급과잉상태에 놓여 있으며, 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후발개도국들과의 격차도 급속히 줄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산업의 구조고도화는 새로운 핵심기술의 개발과 함께, 후발경쟁국과 차별적인 요소를 키워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경쟁력의 기반은 가격경쟁보다는 첨단기술의 개발이나 브랜드, 품질, 상품 이미지 제고에 두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경쟁력 원천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일본이 우리에게 당했듯이 우리도 후발개도국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경쟁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산업정보나 기술,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유입돼 관련 분야의 최첨단 설계, 정밀기술 개발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 조선 등의 고유기술분야외에 전자, 화학 등 인근산업과의 복합적인 기술개발이 가능한 기반이 조성되어야 하며, 산업의 인프라를 이루는 기초 부품·소재산업도 함께 발달되어야 구조고도화가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IT산업을 비롯한 첨단산업과의 접목을 통하여 이들 산업을 새로운 지식기반산업으로 변모시켜 나가야 한다. 그리고 물류, 금융, 관광을 비롯한 서비스 분야의 획기적인 개선으로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한 새로운 이미지 정립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하겠다.

 기업도, 도시도, 국가도 마케팅의 시대다. 울산도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경쟁요소를 적극 개발하고 부각시켜 나가야 할 때다. 지역연고기업은 연구개발, 수출 등 기업활동의 주된 거점이 울산이 되도록 해야 하겠으며, 울산시도 지역소재 기업들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사회·문화 등 인프라 완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과감한 투자와 치밀한 전략으로 외국기업의 진출요충지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싱가폴과 홍콩, 상해 포동지구는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다.

 70년대 이후 우리나라 중화학공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해온 울산이 특유의 저력을 바탕으로 세계일류의 기술개발과 정보, 연구개발능력이 함께 어우러진 동북아 최고의 "비즈니스 센터"로 거듭나기를 모든 국민은 바라고 있다. 이제 울산경제는 상품무역과 정보, 지식, 관광 등 각종 서비스가 균형적으로 발전해 가는 복합무역전략의 전형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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