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영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장
“아이는 우리의 미래다.” 처음 듣는 사람도 본능적으로 이해되는 문구이자 진리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대한민국 정부와 울산은 아이들이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아이들을 마치 도구처럼 취급하고 있다. 정부는 법인세 인하, 부자 감세 등으로 세수가 줄어들자 예산 부족의 이유로 청소년 활동 진흥 등에 관련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울산시도 덩달아 청소년 예산에 손을 놓았다. 타 지자체에서는 이를 위한 예산을 자체적으로 투입해 아이를 우선시한다.

미국의 생태학자 존 B. 칼훈이 쥐를 가지고 사회 실험을 했다. 2㎡ 정도의 실험실에서 충분한 물과 음식을 제공하고 쥐 한 쌍을 풀어놓자 곧 번식을 시작했다. 10개월 동안 쥐의 개체 수는 빠르게 불어났지만 이후 점점 속도가 줄더니 20개월째 마지막 세대가 태어났다. 쥐들은 더는 번식하지 않았다. 약 4000마리의 쥐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최대 개체 수 기록은 2200마리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쥐들이 짝짓기하기 위해선 일정한 공간이 필요한데 그 공간을 차지하지 못한 도태된 쥐들에게서 공격적인 성향이 발현되었다. 이들이 새끼 쥐들을 물어 죽이거나 잡아먹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서로에게 전염되었다. 여러 암컷을 거느리며 상위 계급을 차지하던 쥐도 다른 쥐의 공격에 대비하느라 더는 생식 활동을 하지 않았다. 암컷 쥐들은 새끼를 돌보지 않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개체 수는 많이 줄어들었고 공간은 다시 풍족해졌지만, 살아남거나 새로 태어난 수컷은 더는 짝짓기를 하지 않았다. 암컷도 출산하려 하지 않았고 출산한 암컷도 육아를 포기했다. 마지막 세대가 태어났지만 역시 서로에게 관심 두지 않았다. 개체는 점점 줄어들며 실험이 끝났다.

위 실험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극심한 사회의 스트레스 때문에 사랑받지 못한 세대는 풍족한 세상이 오더라도 자신의 후손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스트레스가 종의 미래를 망친다는 이야기다.

이 실험의 결과가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험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결과는 본능으로만 살아가는 동물과 다를 것이 없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시간을 사회가 빼앗고 있다면 적어도 사회는 책임지고 아이들을 돌보며 사랑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이는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부모님이 그랬듯이 사회에서 가장 약자인 아이들에게 우리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모두가 공멸하는 무한 경쟁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꿈을 꾸며 자라야 한다. 그 꿈이 발전해 세상을 바꾸고 미래를 바꾼다. 이 꿈을 스트레스로 더럽히지 않기 위해 그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밝고 희망찬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나라가 예산을 삭감했다고 울산시도 같이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지금의 울산시 행정부가 생각이 있다면, 전국에 비웃음거리가 된 울산 큰 바위 얼굴 계획 같은 곳에 수억의 예산을 쓸 것이 아니라 울산의 미래, 우리의 미래, 아이의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방안을 제시하고 그곳에 투자해야 한다.

다른 지자체는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하는가? 그리고 우리 시민도 욕심 가득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 자제하라고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서로를 위하는 세상,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말해야 한다.

이미영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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