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일본 3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대북 이니셔티브’ 추진을 선언했다.

한·미·일은 또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맞서 핵심광물 공동개발 등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내년 선거를 앞두고 가짜뉴스 대응에도 공조하기로 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공동 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지난 8월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처음 열린 3국 안보실장 회의다. 3국 안보실장 간 별도 회동으로는 지난 6월 일본 도쿄 이후 6개월 만이다.

3국 안보실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러시아-북한 군사협력 동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국제사회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 및 위반 행위 차단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용산 대통령실이 사후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올해 신설된 한미일 사이버 워킹그룹을 기반으로 북한 해킹 및 정보기술(IT) 노동자 파견을 통한 외화 획득을 더욱 차단하기로 했다.

3국 안보실장은 이와 함께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한미일과 호주가 지난달 30일 첫 독자 제재를 발표한 것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와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 수립 등 한미일 간 안보 협력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새로운 3국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며 “북한의 위협, 사이버 범죄, 암호화폐 세탁에 따른 위협과 경솔한 우주 및 탄도미사일 시험에 대응하는 노력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3국 안보실장은 또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시범사업과 한미일 기술보호 네트워크 조기 출범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들은 캠프데이비드 합의에 따라 지난 5일 ‘첨단기술 공동 연구를 위한 한미일 프레임워크’가 체결된 점에 대해서도 환영 의사를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계속 함께 경제적 강압에 맞설 것”이라며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고 했다. 그는 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할 것이며 항행의 자유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의 팽창 정책을 정면으로 겨냥한 언급이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 등 역내 국가들을 견제하려는 경제적 압박 조치와 자원 무기화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3국은 한미일 3국 정상이 합의한 ‘공급망 조기경보 시스템’과 관련해 핵심 광물이나 이차 전지와 같은 각국 경제의 필수 품목에서 잠재적인 교란이 발생할 때 이를 공동으로 포착하고, 글로벌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한미일은 이밖에 외국으로부터의 가짜뉴스 등 ‘영향력 공작’ 대응에도 공조하기로 뜻을 모았다.

외부의 중대한 정보 조작 위협으로부터 선거의 공정한 운영 등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의 근간을 지키기 위해 3국이 연계해 대처할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북한, 러시아, 중국 등의 선거 개입설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미일은 사이버, 경제, 첨단기술 개발 협력 분야에서 캠프데이비드 합의의 후속 조치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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