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대대적인 투표 캠페인과
투표시간 90분 연장도 안통해
친중 일색 후보 다양성 실종
유권자 관심 저조 민심 반영

홍콩에서 ‘애국자’만 출마한 제7회 구의원 선거의 최종 투표율이 27%대를 기록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기존 구의원 선거는 물론 역대 홍콩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오전 7시30분(현지시간)께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제7회 구의원 선거에서 홍콩(총인구 750만명) 등록 유권자 433만106명 중 119만3193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이 27.5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이 이례적으로 대대적인 투표 캠페인을 펼치고, 갑작스러운 전산 고장을 이유로 투표 시간이 90분 연장됐음에도 투표율은 30%를 넘기지 못했다. 반면 직전 제6회 구의원 선거는 2019년 11월 거센 반정부 시위 물결 속 진행돼 71.23%의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앞서 홍콩 선관위는 10일 오후 8시12분께부터 전자선거인명부 시스템이 30분간 작동되지 않아 투표가 중단됐다면서 이를 반영해 투표 시간을 90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전 8시30분 시작해 밤 10시30분까지 진행 예정이던 투표는 자정까지 이어졌다. 이어 최종 투표율은 투표 종료 7시간여 만에야 발표됐다.

이날 선거는 중국이 2021년 ‘애국자’만 출마하도록 홍콩의 선거제를 개편한 후 치러진 첫 구의원 선거로 당선자가 아닌 투표율에 관심이 쏠렸다. 민주 진영의 출마가 원천 봉쇄되면서 투표를 하기도 전에 이미 전체 470석 구의회가 모두 친중 진영으로 꾸려지게 됐기 때문이다.

친중 일색 후보의 출마로 다양성이 실종된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저조해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막판에 갑자기 투표 시간이 연장되고 투표 마감 7시간이 지난 시점까지 투표율이 발표되지 않아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에 홍콩 선관위는 투표 시간 연장이 투표율을 높이려는 조치라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공정성과 투표를 원하는 사람 모두가 투표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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