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통지서까지 제출했지만
보궐선거 유발 부담에 번복
“정치적 이유 아니다” 강조
민주 시당 “시민 우롱” 비판

▲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이 11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내년 4월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울산 남구의회에 사임 통지서를 제출했던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직을 이어가기로 했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11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고민해왔던 제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남구청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결심을 밝힌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남구청장으로 일하면서 느꼈던 예산 확보의 어려움과 불합리한 규제에 막힌 지역의 현안 해결을 위해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했다”며 “하지만 사임에 따른 남구 행정 공백과 출마로 인해 연쇄적으로 치러질 시·구의원 보궐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아 고심 끝에 직을 계속 수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 구청장은 “진심으로 남구를 걱정하고 염려해 주시는 많은 구민에게 부담을 드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준비하던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무한한 책임감으로 구청장 업무에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서 구청장은 출마 전격 철회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며 국민의힘과 협의된 사항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정치적인 부분에 있어 어려운 시기로 국민들은 안정적인 정치를 바라고 있다”며 “내년 총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도 안정적으로 국정이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며 저 때문에 총선 판이 어지러워지지 않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서 구청장은 출마 포기의 가장 큰 이유로 자신의 출마에 따른 연쇄적인 보궐선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서 구청장은 “처음에는 보궐선거가 단순히 총선과 같이 치러진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남구청장 보궐선거는 물론 (남구청장 보궐선거 여파로) 남구 시·구의원 보궐선거까지 이어져 당내 균열이 염려됨에 따라 총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정치·행정적인 부담으로 남구청장 보선과 관련된 범여권 예비주자들의 교통정리조차 여의치 않은 현실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와 의견을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김 대표가) 단정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발생하게 될 보궐선거가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부담스러워했고 염려를 많이 했다”고 답변했다.

자칫 서울 여의도 정치무대로 불길이 확전될 경우엔 김 대표에 대해 험지 또는 불출마 압박 논란이 거세진 상황에서 기름을 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서 구청장은 이날 오후 사임 의사 철회 통보서(취소원)를 접수하며 남구청장직 사퇴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한편 서 구청장의 사임 번복 소식을 접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이날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신의 영달을 위해 남구 주민과의 약속을 짓밟으려 한 서 구청장의 행보와 시민을 우롱한 국민의힘의 오만·독선은 심판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춘봉·강민형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