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MI에서 출시한 〈오페라 앨범 2002〉는 오페라의 중요부분만 편집한 앨범이다. 또한 이런 류의 음반들 중 하나다.

 여기에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가수들이 등장한다. 또 각각의 가수들이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나 중창 또한 해당 곡의 최고 명연으로 꼽히는 것들을 추렸다.

 가령 들리브의 오페라 〈라크메〉 중 "꽃의 이중창"은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와 델핀 에이단, 푸치니의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은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더 이상 날지 못하리"는 바리톤 토머스 알렌, 베르디의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은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가 부르는 식이다.

 오페라에는 각각의 배역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가 있는 법이어서 제아무리 뛰어난 가수라 해도 모든 배역에서 최고의 노래를 부를 수는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이 앨범은 바로 그 점, 즉 각각의 배역에 가장 잘 맞는 가수들이 부르는 아리아와 중창들을 수록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프랑스 오페라의 최고봉인 드세가 부르는 "꽃의 이중창"은 고음에서의 화려한 기교와 프랑스적인 에스프리가 더할 수 없이 매혹적이며,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가 부르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그리운 시절은 가고"는 영혼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듯한 애절한 서정미와 표현력의 섬세함이 넋을 잃게 한다.

 이밖에도 마리아 칼라스, 미렐라 프레니, 제시 노먼, 루치아 포프, 호세 카레라스, 안젤라 게오르규, 몽세라 카바예, 안나 모포, 니콜라이 게다, 조안 서덜랜드, 유시 비외를링, 토머스 햄슨, 안네 소피 폰 오터, 키리 테 카나와 등 최고의 가수들이 각자의 장기 레퍼토리를 들려줘 하나의 규범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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