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복로터리 상징탑 역사속으로
상징성·심미적 아름다움 갖춘
지속가능한 랜드마크 고민할때

▲ 이주영 울산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연구위원 도시계획기술사

1973년 울산고속도로 준공을 기념해 세운 신복로터리의 제2공업탑인 상징탑이 2023년 10월 모두 철거되었다. 신복로터리의 상징탑은 울산의 관문기능을 하는 고속도로 종점에 설치되어 산업도시 울산을 알리는 랜드마크의 의미를 가졌으나, 이후 인접지역의 토지개발과 고층 건축물의 입지, 신복고가도로의 건설 등으로 상징탑을 제대로 조망하기 어려운 실정이고, 현 상태의 회전교차로 신호체계로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는 등 교통문제가 두드러져 결국 상징탑은 철거됐다. 이렇듯 신복로터리 상징탑의 철거는 도시 랜드마크로서의 기능보다 교통기반시설의 편리성과 효율성, 안전성에 더 큰 가치를 둔 지역사회의 결정이라 할 수 있다.

랜드마크는 어떤 지역을 대표하거나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지형 또는 시설물로 보통 높이와 규모에 있어서 차별화되고 독특한 외관의 특성 등으로 특별히 눈에 띄는 조형물이다.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조형물이 자연스럽게 랜드마크가 되고 지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대표하게 된다. 도시 랜드마크는 살아있는 도시의 한 부분으로 항상 고정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기능이 변화하거나 시대적 요구사항과 시민의 수요 등이 반영된 시설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복로터리 상징물 철거 이후 상징물의 의미에 대한 관심보다 교통신호체계와 교통안전에 대한 논의가 더 많은 것을 볼 때. 지역사회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의 의미가 이미 상실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랜드마크는 도시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부각시키며, 도시 정체성을 형성하고 도시를 마케팅해 직간접적인 경제적 부가가치를 가지는 중요한 도시 요소이므로, 지속가능하고 가치있는 랜드마크를 꾸준히 형성해 나가는 도시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확립을 위해서는 다음의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랜드마크는 의미적으로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파리엑스포를 기념하고 철골 건축 기술을 상징하는 파리의 에펠탑이나 프랑스 국민이 미국에 보낸 선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등은 외형의 심미적 아름다움이나 높이의 웅장함을 넘어 랜드마크 자체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둘째, 랜드마크는 주요 지점에서 조망할 때 주변과 조화롭고 심미적 아름다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에펠탑은 도시내 건축물 높이와 디자인 관리를 통해 파리 전역에서 조망할 수 있고 세느강, 인접 건축물, 녹지공간 등과 조화롭기 때문에 랜드마크로서 더욱 가치를 가지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또한 건축가의 유명세나 성당 건축디자인의 종교적 의미를 넘어서 성당이 잘 조망될 수 있도록 인근 녹지공원을 함께 조성하였으며, 도심부 역사건축물의 보전으로 조화로운 경관을 관리하고 있다.

셋째, 랜드마크 가치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지역주민의 공감이 반드시 필요하다. 랜드마크의 필요성에 주민이 공감하여야만 랜드마크의 의미를 유지하기 위해 건축물의 규제나 교통문제를 감수할 수 있고 시대를 넘어 지속적으로 랜드마크를 유지해 지역 정체성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과거의 랜드마크는 최고높이, 최대면적 등과 같은 지역 건축기술을 자랑하는 방식으로 많이 조성되었으나, 현재까지 지역주민 및 방문객에게 가치를 인정받아 지역 정체성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는 지역 역사성과 문화가치가 반영되고 심미적으로도 아름다우며 기능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등 비물리적 요소가 중요하다. 또한 지역주민이 세대를 넘어 지속적으로 랜드마크를 좋아할 수 있어야 한다.

신복로터리 상징탑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시점, 울산시를 대표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지속적으로 좋아해줄 수 있는 랜드마크를 어떻게 조성, 관리,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연구위원 도시계획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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