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문화 소비시대 먹고 입고 마시는 울산문화

암각화·특산물 소재
지역색 살린 콘텐츠
울산 알리는 ‘첨병’
도전·실험 기회만큼
홍보·유통 지원 절실

울산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생활용품들. 윗줄 왼쪽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한 한복과 생활 소품, 울산만의 어간장 ‘유지렁’, 울산의 특산 먹거리를 활용한 여러 차들.
울산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생활용품들. 윗줄 왼쪽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한 한복과 생활 소품, 울산만의 어간장 ‘유지렁’, 울산의 특산 먹거리를 활용한 여러 차들.

문화도 향유를 넘어 소비하는 시대다. 문화가 스며든 상품을 구입해 입고, 먹고 마시며 일상에서 문화를 즐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박물관·미술관의 아트숍은 언제나 붐비고, 작품이 그려진 문구류나 에코백 등엔 지갑이 쉽게 열린다.

울산엔 국보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유산 있다. 하지만, 현장이나 전시에서 보는 반구대 암각화 등 문화 유산은 어렵고 멀게 느껴진다. 대중들은 작품과 유물 새겨진 옷을 입고 소품을 직접 쓰면서 문화와 유물을 더욱 가깝게 느낀다.

울산의 자랑 국보 ‘반구대 암각화’ 문양을 활용한 한복과 생활소품, 울산 특산물 배와 쑥, 무화과 등 지역에서 난 특산물로 만든 차(茶), 울산 향토 식재료 유지렁을 재해석한 어간장 등 울산의 문화를 입힌 사례를 통해 지역 문화·관광상품이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울산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생활용품들. 윗줄 왼쪽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한 한복과 생활 소품, 울산만의 어간장 ‘유지렁’, 울산의 특산 먹거리를 활용한 여러 차들.
울산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생활용품들. 윗줄 왼쪽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한 한복과 생활 소품, 울산만의 어간장 ‘유지렁’, 울산의 특산 먹거리를 활용한 여러 차들.

◇울산 문화 알리는 첨병 역할

한때 문화는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는 것에 국한됐지만 일상에서 즐기고 소비하는 생활문화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체험과 다양한 문화상품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울산의 보물에서 세계의 보물이 될 반구대 암각화는 한복과 소품으로 상품이 만들어진다. 암각화에 들어간 고래·사람 얼굴·사슴·호랑이 등으로 반구대 암각화만의 특색을 보여준다.

또 최근 커피와 함께 차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며 울산의 특산물로 몸에 좋고 먹기도 편한 차를 만드는 곳도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울산의 질 좋은 식재료로 옛 감성까지 살린 식문화를 소개하는 업체도 있다.

암각화 문양으로 한복·소품을 만드는 김지현 헌양사람들 대표는 “지금까지 3~4년간은 반구대 암각화로 문화상품을 만들어,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시기였다”면서 “제작된 시제품을 바탕으로 더욱 품질 좋고 가치 있는 울산만의 문화상품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생활용품들. 윗줄 왼쪽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한 한복과 생활 소품, 울산만의 어간장 ‘유지렁’, 울산의 특산 먹거리를 활용한 여러 차들.
울산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생활용품들. 윗줄 왼쪽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한 한복과 생활 소품, 울산만의 어간장 ‘유지렁’, 울산의 특산 먹거리를 활용한 여러 차들.
울산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생활용품들. 윗줄 왼쪽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한 한복과 생활 소품, 울산만의 어간장 ‘유지렁’, 울산의 특산 먹거리를 활용한 여러 차들.
울산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생활용품들. 윗줄 왼쪽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한 한복과 생활 소품, 울산만의 어간장 ‘유지렁’, 울산의 특산 먹거리를 활용한 여러 차들.

울산만의 어간장 ‘유지렁’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송갑남 달장 대표는 “울산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달장의 어간장을 맛보고,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유지렁 맛이 난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울산에서 난 신선한 식재료로 울산의 먹거리 문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문화상품’ 발굴 사업도 이들의 이런 노력에 힘을 실어준다. 울산 5개 구·군의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제공되는 한편, 지난해 11월 열린 2023 울산문화박람회에서 전시·체험관과 특화상품관에서도 울산의 철새, 고래 등을 문화 콘텐츠로 재해석한 다양한 상품이 소개됐다.

김지현 헌양사람들 대표 - 반구대 암각화 문양 소재로, 한복·소품 등 문화상품 제작
김지현 헌양사람들 대표 - 반구대 암각화 문양 소재로, 한복·소품 등 문화상품 제작
송갑남 달장 대표 - 울산의 어간장 유지렁 생산, 좋은 식재료에 옛감성 입혀
송갑남 달장 대표 - 울산의 어간장 유지렁 생산, 좋은 식재료에 옛감성 입혀
김민정 리틀티가든 대표 - 울산배·영남알프스 약쑥 등, 지역특산물로 만든 차 제작
김민정 리틀티가든 대표 - 울산배·영남알프스 약쑥 등, 지역특산물로 만든 차 제작

◇‘문화’ 덧입혀 가치 높여

올해 울산문화관광재단의 문화도시 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울주문화재단의 ‘반구대를 만나는 N가지 방법’ 공모에 반구대 암각화로 생활 용품을 만드는 공방이 선정됐다.

공방에서는 이미 암각화 문양에 알록달록 색을 입혀 작품을 만들고, 이 그림을 면·리넨 등 천에 입혀 개량 한복 등 문화상품을 제작하고 있었다. 이번 선정으로 디자인을 더욱 실용적으로 개선하고 반구대 암각화 그림을 일러스트로 새롭게 작업해 쉽고 재미있게 암각화를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울산 인근에서 잡힌 멸치와 울산에서 생산한 소금으로 유지렁을 재해석한 어간장도 상품화 됐다. 사회적 기업인 이 곳에서 생산되는 향토음식은 인기가 좋다. 최근 업체는 울주군 간절곶 미역을 고래모양으로 만든 특산물도 생산한다. ‘고래미역’은 울산시 관광기념품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선물용으로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일년 내내 울산을 비롯해 우리 땅에서 난 다양한 재료를 섞어가며 차를 만드는 시도도 이어진다.

울산지역 특산물인 신고배를 말려 넣은 ‘한여름밤 울산’과 영남알프스 자락의 약쑥을 덖고 옹기에 숙성시켜 만든 ‘영남알프스 약쑥 발효병차’, 울산 무화과를 말려 넣고 홍옥과 산딸기 등을 더해 아름다운 일몰을 닮은 칵테일을 닮은 ‘붉은 노을 지는 해변’ 등이 소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울산 특산물 미역을 더한 차를 개발하고 있다.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 팀장은 “울산은 반구대 암각화를 비롯해 천혜의 자연과 다양한 문화를 품은 문화 콘텐츠가 다양한 곳”이라며 “지역 문화를 활용한 문화상품이 꾸준히 발굴·개발될 수 있도록 창작자들이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 마련과 문화상품을 선보일 홍보·유통방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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