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회 소속 업체 중
2022년 기준 실적 2위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속
도급물량 대폭 감소 여파
지역 건설업계 파장 주목

울산 전문건설업체 중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세경토건이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역시 업황도 긍정적이지 않은 가운데, 우량 업체가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지역 건설업계가 초긴장 모드에 접어들고 있다.

3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울주군 언양읍에 본사를 둔 세경토건이 지난달 21일 부산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회생법원은 같은 달 27일 세경토건에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는 회생 절차가 개시되기 전까지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다. 법원 허가 없이 세경토건에 대한 채권 회수는 물론, 회사의 자산 처분도 금지된다.

세경토건은 지반조성·포장공사업, 철근·콘크리트공사업, 구조물해체·비계공사업, 상·하수도설비공사업 등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3년간 공공 893억원, 민간 544억원 등 공사대장 통보 실적이 1483억원에 달한다. 세경토건의 실적은 대한전문건설협회 울산시회 소속 1004개 업체 중 2022년 기준 2위에 해당한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울산시회 내에서는 도급 기준으로 연간 5위 이내를 기록하는 손꼽히는 지역의 전문건설업체다.

세경토건은 지난해 연말 만기가 돌아온 수십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수위권 건설업체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지역 건설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도급 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지역의 다른 전문건설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조3000억원 규모였던 울산 건설 도급시장은 매년 하향세를 보이다 2021년 1조원 벽이 무너졌다. 그나마 2022년 1조1000억원 수준으로 반등했지만 수주 급감에 지난해 실적은 다시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정부가 건설업 지원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기로 하고 PF 신속대응반 운영에 들어간 가운데 지역 건설업계의 기대치는 그리 크지 않은 분위기다.

지역 건설업 관계자는 “정부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급한 불을 끄고 나면 지역에 얼마나 되는 자금이 내려올지 미지수”라며 “올해 수주 물량이 줄어든다고 하니 전반적으로 일감이 감소해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