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처리 170여명 실명 담겨
소송자료 등 1차공개 문건 속
빌 클린턴 前 대통령 등 포함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되자 구치소에서 자살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재판 관련 문건이 3일(현지시간)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과정에서 익명으로 처리됐던 인사들의 이름이 담긴 이 문건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어린 여성을 좋아했다거나 미 정치권과 금융계 주요 인사들과 성관계를 했다는 주장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지금껏 공개하지 않았던 엡스타인 재판 관련 문건 40건을 공개했다.

거의 1000쪽 분량인 이 문건들은 피해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가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 행각을 도운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을 상대로 2015년 제기한 소송과 관련된 것이다.

이 문건 중 일부가 이후 몇 차례 공개되기도 했지만, 엡스타인이 저지른 범죄와 직접 연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시에는 익명 처리됐다.

그러나 지난달 뉴욕 연방법원의 로레타 프레스카 판사는 익명 처리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라고 명령했고, 이에 따라 문건 공개가 이뤄지게 됐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생전 폭넓은 인맥을 자랑했고, 그의 재판에서 익명으로 처리된 인물은 17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수백건의 문건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날 1차로 공개된 문건들은 각종 이메일과 녹취록, 소송자료로 구성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 문건에서 실명이 적시된 인사 대다수는 이미 엡스타인과의 관련성이 드러나 홍역을 치렀던 인물이라면서 “새롭게 나오는 정보가 있을지 불명확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실제,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최고경영자였던 제스 스테일리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 리언 블랙은 엡스타인과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이미 사퇴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빅토리아 시크릿 창업자 레슬리 웩스너 등도 이와 관련해 명성에 흠집이 났다.

다만, 실명 공개 명단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엡스타인의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일부 외신은 이날 공개된 자료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관련한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

dpa 통신은 피해자 중 한 명인 요안나 쇼베리가 재판에서 한 증언에는 엡스타인에게서 “(클린턴 대통령은) 소녀들과 관련해선 어린 걸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공개된 문건에 유명 마술사 데이비드 코퍼필드와 과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등의 이름도 언급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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