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90초룰’ 훈련 성과
침착대응 탑승자 전원 생존
“탈출시간 오래걸려” 평가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지난 2일 착륙 도중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해 화재가 발생한 일본항공(JAL) 여객기에서 탑승자 379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한 상황과 관련, 현지 언론은 ‘박빙의 18분’이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4일 “사고 발생부터 최후의 탈출까지 18분이 걸렸다”면서 여객기에 화재가 발생한 응급 상황에서도 승객과 승무원이 모두 탈출에 성공한 데 대해 외신들은 ‘기적’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고는 2일 오후 5시47분께 발생했고, 탈출은 오후 6시5분께 완료됐다. 사고 당시 JAL 여객기는 충돌 이후에도 활주로에서 약 1㎞를 더 전진했고, 승무원들은 비상구 8개 가운데 3개를 이용해 탈출을 유도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일부 승객은 “빨리 나가자”고 재촉했지만, 승무원들은 연기를 많이 마시지 않도록 코와 입을 막고 침착하게 대응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4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불이 붙은 여객기에서 안전하게 탈출해 사망자나 중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데 대해 일본 전문가들은 이른바 ‘90초 룰’ 훈련 성과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JAL 승무원이 매년 한 차례씩 하는 이 훈련은 90초 이내에 모든 승객을 탈출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약 30년간 JAL 승무원으로 근무한 에가미 이즈미 쓰쿠바대 객원교수는 “대단한 대응이었다. 평상시 ‘90초 룰’ 훈련의 성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평가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하지만 항공 평론가로 활동하는 스기에 히로시 전 JAL 기장은 “사고의 상세한 내용은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탈출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길이 빨리 번졌다면 큰 피해가 났을 수 있다”며 “(탈출 과정에 대한) 검증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사고 비행기에 탑승했던 20대 남성은 승무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짐을 챙기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비상구가 열리자 우당탕 나간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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