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서 하마스 3인자 살해되고 이란서 폭탄 테러 발생 등
주변국가 사건 속출…긴장수위 높아 국제사회 불안감 고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으로 넓게 번질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속적인 주변부 교전을 넘어 설상가상 격으로 레바논 공습과 이란을 겨냥한 테러까지 불거져 긴장이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는 평가다.

이란에서는 3일(현지시간) ‘국민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추모행렬이 지나던 길 근처에 설치된 폭탄이 잇따라 터지면서 100명에 가까운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배후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이란은 이스라엘의 소행을 의심하며 즉각 보복 의사를 밝혔다.

전날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3인자인 살레흐 알아루리 정치 부국장이 공습에 살해됐다. 미국 국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미국 현지언론에 확인했다. 일단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남의 영토를 버젓이 폭격했다는 점을 들어 레바논 주권을 훼손했다며 복수를 경고했다.

두 사건은 그렇지 않아도 위험 수위에 오른 긴장을 한층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확전 도화선이 될 가능성 때문에 우려를 산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따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 국제사회는 줄곧 확전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이슬람권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면서 전쟁이 가자지구를 넘어 중동 다른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확전 방지에 애를 썼지만 가자전쟁에서 파생되는 중동 정세는 계속 우려를 더하는 쪽으로 전개됐다.

확전의 주요 변수로는 하마스를 지지하며 반서방 전선을 주도하는 이란의 대응과 그 대리세력들의 돌출행동이 거론된다.

지금은 이란이 자제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계속 좁아지고 그 주변에서는 오판을 부를 우발적 사건이 속출하는 형국이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이란에 맞서 이란을 중심으로 형성된 ‘저항의 축’에서 항전의지가 계속 축적되고 있다는 얘기다.

후티, 헤즈볼라,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세력들은 이란의 지원을 받지만 완전히 통제되지는 않아 돌출행위에 불안을 더한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 속에 레바논 공습과 이란 폭탄테러가 불거지자 국제사회는 좌불안석이다.

독일 외무부는 확전이 우려된다며 자국민에게 레바논에 입국하지 말고 레바논에 체류한 자국민은 출국하라고 권고했다.

현격한 긴장고조 속에 솔레이마니 추모식에서 발생한 테러에 이란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이란혁명수비대와 가까이 연계된 소식통은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특정 테러단체가 배후를 자처하더라도 이란이 이스라엘을 테러의 가해자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 내 반감이 견딜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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