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에 대한 약물로 감기엔 효과없어
반복 복용하면 내성으로 약효 떨어져
복용 수칙 반드시 준수하고 실천해야

▲ 이성민 율제요양병원 대표원장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3기

‘항생제’라는 단어는 대다수가 알고 있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음에도 항생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한번 이상은 사용하게 되고, 우리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각종 감염병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생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항생제의 사전적 의미는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거나 죽여서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약물’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단어는 바로 ‘세균’이다. 세균(박테리아)은 우리 몸이 감염되는 미생물 중 하나이다. 미생물에는 대표적으로 진균, 바이러스, 세균 등이 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를 괴롭혔던 코로나19를 포함한 대부분의 감기, 대상포진 등은 바이러스 감염에 속하며, 무좀과 같은 피부병은 진균에 의한 감염이다. 즉, 항생제는 세균 감염만을 치료하며, 항진균제나 항바이러스제와는 다른 약물이다.

모든 환자에게 항생제가 필요하진 않다. 하지만 최근 만나본 일부 환자들은 항생제를 복용하면 감염이 빠르게 치유되며, 필수약물 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또 반대로 일부는 부작용을 걱정하며 항생제를 거부하는 환자도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감염과 바이러스, 또 방역과 백신 등에 대해 각종 매체에서 쏟아지는 정보와 일상에서 겪은 경험들로 인해 다양한 세대와 계층에서 무지와 오해가 쌓이고 있다.

먼저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할 내용은 당연히 항생제의 역할이다. 앞서 말했듯 항생제는 세균에 대한 약물이다. 가장 흔한 감기를 예로 들자면, 감기의 대부분은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항생제가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이해 또한 중요하다. 내성이란 약물의 반복 복용으로 약효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하지만, 항생제 내성은 세균이 약물에 대해 저항성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생기는 오해는 내성이 우리 몸에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성은 세균에게 나타나는 것이며, 오히려 항생제를 적절한 용량으로 충분한 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아 나타날 수 있다. 특히나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세균을 슈퍼박테리아, 다제내성균이라고 한다. 울산지역에서만 해도 다제내성균을 관리할 수 있는 병원기관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항생제 내성이 늘어나면 당연히 치료가 힘들어지고, 의료비용 증가로 사회경제적 질병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내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아는 감염예방 및 개인위생 관리가 뒷받침되어야한다. 또한 항생제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질병관리청에서도 몇 가지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의사가 처방한 항생제 복용법을 준수해야 한다. 흔히 증상이 나아지거나 해서 임의로 투약을 멈추거나, 또는 용법을 달리해 복용해서는 안된다. 또 반드시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항생제를 타인과 나눠먹거나, 이전에 남았던 항생제를 먹는 경우가 있다. 남겨둔 항생제를 이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해 임의로 먹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항생제를 먹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나 약사에게 복용법을 문의 한 후 먹는 것이 좋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급성상기도감염시 항생제 처방률은 2017년 기준 39.77%에서 2021년 기준 35.33% 로 감소했다. 항생제 사용량을 나타내는 DID(하루 1000명당 의약품 사용량 단위) 또한 2017년 기준29에서 2021년 기준 19.5로 감소했다. 물론 OECD 국가들 중에서는 우리나라의 DID 수치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자 인류 전체가 무던히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중요시되었던 내용임에도 누군가에겐 이 내용이 지금 가장 중요할 수 있지 않을 까 생각이 든다. 기본이해를 통해 오해를 줄이고, 모두가 동참해 항생제 복용 수칙을 준수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성민 율제요양병원 대표원장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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