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물의 기증과 가치
소중한 기억 담긴 유물 기증
박물관 향한 애정, 부응 노력
기증관 통해 시민 공개 예정

▲ 울산박물관이 지난 2012년 기증받은 유물들.
울산박물관은 개관 전부터 울산시민들로부터 2만여점이 넘는 유물을 기증받아 소장하고 있다. 최근 상설전시실을 개편하면서 다양한 기증유물을 소개하고 기증 문화 확산과 기증자 예우를 위해 ‘기증유물 상설전시실’을 마련하기도 했다. 본보는 울산박물관과 함께 올 한해 기증유물 가운데 소장 가치가 높은 유물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박물관의 입장에서 시민들로부터 유물을 기증받는다는 것은 가장 행복한 일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유물을 기증받는 것은 선물을 받는 것과 같다. 선물은 내가 좋아하고, 고맙고, 존경하는 이에게 마음을 담아 주는 것인데, 시민들의 유물 기증은 박물관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는 것이라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울산박물관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박물관에 기증할 수 있는 대상은 선대로부터 내려왔던 고문서나 고미술품들을 비롯한 근현대와같이 가까운 과거를 유추해 볼 수 있는 모든 자료가 그 대상이 된다. 즉, 모든 일상의 생활의 흔적들이 박물관에 기증이라는 절차를 거쳐 들어오면 유물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유물 기증은 개인이나 집안에서 소중하게 관리하고 있던 물건을 아무런 조건 없이 소유권을 박물관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그러한 일은 쉬울 수도 있지만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개인이나 집안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은 세월의 흔적들이 담겨 있는 개인의 기록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중한 자료들을 박물관에 기증한다는 것이야말로 기억의 흔적들을 박물관으로 옮겨 놓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소중한 기억들이 담긴 유물들이 박물관으로 선물처럼 들어오면, 박물관에서는 기억의 조각들을 꺼내어 연결해 역사로 만들어간다. 그렇게 우리가 잊고 있었던 기억의 조각들은 기증한 유물을 통해 읽어 내려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23년까지 박물관으로 들어온 유물들은 575명으로부터 1만3045건, 2만479점에 달하는데, 그만큼 박물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의 결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울산박물관에서는 2023년 상설전시실 개편을 하면서 기증자들의 유물을 전시할 수 있는 기증관을 마련하여 매년 박물관으로 들어오는 기증 유물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울산박물관의 역사는 기증자들에 의한 만들어지는 역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증자들에게 항상 감사하며, 그에 부응하는 박물관이 되고자 노력하고자 한다.

이희진 울산박물관 유물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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