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현주 사회부 기자

새해 벽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인 CES(소비자전자쇼)가 펼쳐졌다.

울산시는 UAM 산업, 미래 에너지 산업, 바이오산업 등 미래 역점 산업의 세계적 흐름을 파악해 육성방안을 찾기 위해 그곳에 해외사절단을 파견했다.

울산시가 CES를 참관한 것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국내 다른 지자체가 매년 CES가 열리는 미국에 사절단을 파견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이 주력 산업이라 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CES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 SK 등 울산에 기반을 둔 기업이 신기술 투자에 적극 나서고, 지역에서도 기술 기반 창업이 활발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민선 8기 들어 울산시는 지난해 안효대 경제부시장이 CES를 참관했고, 올해는 김 시장도 직접 미국을 찾았다. 행사장에 한국관에는 써니웨이브텍과 위드인넷 등 기술 기반 6개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울산관도 만들었다. CES에 울산관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울산시 해외사절단과 함께 방문한 현장에는 ‘K 파티’가 벌어졌다. 글로벌 기업이 모인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엔 현대와 삼성, SK 등 국내 대기업이 큰 자리를 차지했고, 스타트업들이 모인 유레카 파크는 전시장의 절반 정도를 한국 기업과 한국인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여기가 서울 코엑스나, 부산 벡스코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한국 기업의 부스들에만 긴 줄을 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등장했다는 것.

그 속에서도 울산기업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SK와 현대, 삼성 등 울산에 주력사업장을 둔 대기업뿐만 아니라 서홍테크, 써니웨이브텍, 앨리스헬스케어 등 6개 중소기업·스타트업이 참가해 중소형가전, 로봇 등 첨단 IT제품을 선보였다. 이들은 투자와 유통, 생산 관련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박람회를 주름잡고 있었다.

전통 제조업에 기반한 산업수도로서 울산의 위상을 넘어 4차산업혁명의 성지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순간이다.

울산이 현재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산업 혁신을 통해 더 큰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규제도 과감하게 풀어야 할 것이다.

이번 CES 2024에서 확인한 울산 기업의 저력이 미래를 주도할 핵심 역량이 되도록 행정과 정치 분야에서도 과감한 혁신이 지속해서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석현주 사회부 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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