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생존을 위한 키워드 ‘인재 육성’
더 큰 울산 위해 지역 인재 발굴·양성
다양한 분야 인재양성 토양 만들어야

▲ 신형욱 정경부장 겸 부국장

22대 총선 울산에 이야기 거리가 심심치 않다. 지난해 연말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의 ‘당 대표직 사퇴, 지역구 출마’ 언급이 중앙은 물론 지역 정치판을 흔들더니 최근엔 박맹우 전 울산시장의 남을 출마 시사로 술렁이고 있다. 박 전 시장은 현재로선 총선 출마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박 전 시장은 본보 취재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전국을 돌며 총선 과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걸림돌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혀 불출마 의사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배경은 차지하더라도 박 전 시장 등판 논란만으로도 안타까운게 울산 정치의 현실이다.

선거나 울산시 등 주요 보직 인사때마다 나오는 말이 있다. 울산에 인재가 없다. 물론 3선 시장에 재선 국회의원, 게다가 당 사무총장을 세번이나 역임한 박 전 시장에 대한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박 전 시장의 총선 출마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보수단체들이 ‘능력 여부를 떠나 생물학적 나이만 보고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않다’는 말은 전적으로 옳다. 하지만 21대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유권자들에게 사실상 정치권 은퇴로 비쳐졌던 그의 출마 시사는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지역의 어른이자 원로로서 중심을 잡아주길 원했던 그이기에 당혹스러움이 더욱 컸다. 특히 울산은 인재 수혈만큼이나 원로에 대한 간절함도 크다. 지역 내 큰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조정하고 바른 길로 인도해 줄 원로가 있는 도시를 보고 부러워하는 시민들도 많다.

울산과 중앙의 행정과 정치 관계에 대해 박 전 시장만큼 잘 아는 사람은 지역 내 흔치 않다. 게다가 그는 과거도 현재도 울산 사람이고, 미래에도 울산 발전을 고민하면서 살아갈 천생 울산사람이다. 그렇기에 지역사회의 어른이자 원로로서 예우받고 존경받으며, 일정 역할을 해 주기를 시민들 다수는 기대하고 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민선 8기 들어 옛 인물들의 관이나 주변 진출이 두드러진다. 발탁하거나 발탁되거나 여론은 딱히 신경조차 쓰지 않는 모습이다. 그렇다 보니 울산을 움직이는 인물이 광역시 이전이나 광역시 초기, 현재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인재풀이 확대된 건 맞는데 여전히 나오는 사람은 그 사람이다.

이에 쓴소리를 할 어른이 지역엔 과연 누가 있을까. 찾기가 쉽지 않다. 박 전 시장이라면 수긍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 원로로서 울산, 더 나아가 중앙정부에서도 통하는 인재를 발굴해 키우는 역할을 해주면 어떨까? 울산에 인재가 없는 이유는 여럿 있을 것이다. 산업도시인 탓에 돈벌이를 위해 공부보다 기름때와 친했던 여건상 교육 기반과 정주여건이 취약하고 보상 심리 탓에 자녀들은 유학을 보내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다. 작은 어촌 마을에서 출발한 탓인지 배타성도 강하다는 평가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인재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투자가 미력한데다 인재를 구하려는 지역사회의 노력도 부실했다. 황무지에서 튼실한 씨앗이 자라기 힘든건 엄연한 현실이다.

사실 울산은 옛날부터 인물을 키우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치권도 물론이다. 작심한다면 참신한 미래지향적인 지역 인재를 키울 수도 있겠지만 그런 노력의 흔적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신인이 일정부분 정치적으로 무게가 실리게 되면 자신의 지역구를 넘볼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상황을 예시하듯 최근 대통령실과 여당 중심으로 지역 출신, 40대 검증된 인물 발탁·추천 요청 사례가 있었지만 울산은 해당 사항이 없다.

총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이 인재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굴지의 기업들도 미래 생존을 위한 키워드로 인재육성을 잡고 임직원 교육비를 크게 늘리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 운영 목표를 ‘더 큰 울산에는 울산 사람들이 있다’로 정했다. 결국은 사람이다. 미래 더 큰 울산을 위해서도 모든 분야에서 인재를 불러내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창의적 생각이 변화를 가져온다. 그때 그 사람들론 한계가 있다. 과감히 인재를 키우고 받아들이자. 그 인재가 지역의 원로가 될 때 울산의 미래도 있다.

신형욱 정경부장 겸 부국장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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