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의원들 사퇴 종용
트럼프 중심으로 단합 등 촉구
헤일리 “나는 투사” 완주 의지
내달 경선서 반전 가능성 피력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사진) 전 유엔대사가 ‘승부처’로 여겨졌던 뉴햄프셔 경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배하면서 당 내부의 거센 사퇴 압박을 마주하게 됐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날 열린 뉴햄프셔 경선 이후 공화당 지도부를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의원 사이에서는 당이 최대한 빨리 단일대오로 뭉쳐야 한다며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를 종용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뉴햄프셔 경선 결과가 나온 23일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경선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과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의 사퇴를 압박했다.

맥대니얼 의장은 헤일리 전 대사가 중도 성향의 유권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여겨졌던 뉴햄프셔에서 많은 선거 자원을 쏟아붓고도 패배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가 여기서도 2위를 했다면 더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공화당 의원들은 더 노골적으로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화당 상원의원 3명은 이날 헤일리 전 대사가 경선 완주 의지를 밝힌 지 채 3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들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공개적으로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은 이날 저녁 엑스에 “나는 볼 만큼 봤다”며 “바이든을 이기기 위해서 공화당원들은 한 명의 후보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 트럼프’가 공화당 유권자들의 선택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적었다.

J.D.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은 “지금 시점에서 헤일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퇴하거나 민주당을 돕는 것”이라고 가세했으며 뎁 피셔 상원의원(네브래스카)도 이날 처음으로 트럼프 지지 의사를 밝히며 “공화당이 뭉쳐야 할 때”라고 적었다.

이날 뉴햄프셔주에서 승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게 “그는 앞선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3위를 하고도 아직 남아 있다”며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이날 경선이 끝난 뒤 연설에서 자신은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이 경기가 끝나려면 멀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 투사(fighter)”라면서 “오늘 우리는 절반에 가까운 표를 얻었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다음 달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헤일리 전 대사의 출생지이자 그가 2011~2017년 주지사를 지낸 곳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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