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이란 민병대 드론 공격탓
공화 강경파 직접공격 요구
트럼프 “3차대전 직전” 비난
이란 공습땐 전면전 불보듯
이란은 “공격과 무관” 주장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긴장이 고조되던 중동에서 미군이 처음으로 적의 공격에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이란을 직접 타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가운데 그동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전 방지에 주력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수준으로 ‘보복’에 나설지 기로에 몰린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가 전날 밤 친(親)이란 민병대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동에서 미군이 적의 공격을 받아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가자전쟁 발발 이후 중동지역 주둔 미군과 연합군이 친이란 민병대로부터 드론·로켓·미사일 등으로 공격받은 사례는 160건을 넘지만, 이전까지는 대부분 사전에 차단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에 대한 미군의 보복도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건물과 기반 시설 등에 초점을 맞춰 신중하게 이뤄졌다. 중동지역 확전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행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적의 공격으로 자국민이 사망한 만큼 미국이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도 높은 보복에 나서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성명에서 “우리가 선택한 시기와 방식으로 이 공격의 책임을 묻겠다”며 보복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미국과 친이란 무장 단체들이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예멘 등 중동 곳곳에서 연일 무력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또한 어떤 방식으로 보복할지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확전 위험을 무릅쓰고 공화당 강경파들이 요구하는 대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이란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는 바람에 하마스를 비롯한 이란의 대리 세력들이 활개를 치면서 미군 사상자가 다수 나오는 상황까지 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독주체제를 굳혀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성명에서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이란의 지원을 받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도, 우크라이나 전쟁도 일어나지 않고 세계가 평화로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은 그 대신 우리가 3차 세계대전 직전에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이 직접 충돌하면 가자지구 전쟁이 국지전에서 더 광범위한 중동 지역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이란 본토 공습은 쉽지 않은 선택지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미군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에 자국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고 이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성명을 내고 이란은 이번 공격과 무관하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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