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운동권 심판론’ 전면에
자객공천 현실화 가능성 커져

4·10 총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서울 등 수도권에 경쟁력 높은 인사들의 전진 배치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주류 세력인 ‘86’ 세대를 겨냥한 출마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29일 여권에 따르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수십년간 특권을 누린 이들을 청산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운동권 심판론’을 4·10 총선 구도로 설정한 가운데 운동권을 대상으로 한 ‘자객 공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운동권 특권 정치의 심판을 시대정신으로 말한 바 있다”고 재확인 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운동권 심판론’에 맞서 ‘경제·민생론’을 들고나온 민주당을 겨냥, “부동산 실패와 국가채무를 무한정 늘리며 경제를 망친 주범들”이라고 날을 세운 뒤 “국민이 동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손으로 땀 흘려서 돈 벌어본 적 없고 오직 운동권 경력 하나로 수십년간 기득권을 차지하면서 정치 무대를 장악해 온 사람들이 민생 경제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총선은 경제·민생을 살리는 실력 있는 혁신 여당을 선택할 것이냐, 낡은 이념에 빠져 운동권 특권과 기득권을 수호하는 운동권 야당을 선택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의 이러한 기조에 맞춰 여권 인사들은 민주당 86 정치인들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지역구에 속속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에는 이날 태영호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옆 지역구인 구로갑엔 YTN 앵커 출신 국민의힘 영입 인재인 호준석 대변인이 도전장을 냈다. 이 곳 현역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인 4선 중진 이인영 의원이다.

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를 준비 중인 서울 중·성동갑에는 여당 내 ‘경제통’ 윤희숙 전 의원이 전날 출마를 선언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임종석과 윤희숙,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나”라고 되물으며 윤 전 의원에게 무게를 실었다.

서울 영등포을에는 검사 출신인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3선 김민석 의원과 대결을 준비 중이다. 김 의원은 86의 시조 격으로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 의장 출신이다.

앞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한 위원장이 ‘개딸 전체주의의 상징’으로 지목한 정청래 최고위원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는 각각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경율 비대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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