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랩’에 전시됐던 작품들 엄선
정연두의 ‘오감도’ 등 3점 선정
홍진성 학예사가 테크니션 맡아
2월8일부터 한달씩 릴레이 전시

▲ 울산시립미술관이 오는 2월8일부터 선보이는 XR랩 리뷰전시에서 선보일 정연두 작가의 ‘오감도’.
▲ 울산시립미술관 테크니션을 맡고 있는 홍진성 학예사.

울산시립미술관이 오는 2월8일부터 미술관만이 가진 미디어아트 전시 공간 ‘XR랩’에서 개관 후 2년간 쉼 없이 선보인 작품 가운데 3점을 엄선해 선보이는 ‘XR랩 리뷰전’을 연다. XR랩 작품은 일반적인 회화·미디어아트 작품과는 달리 전시 기획 단계부터 작가와 전시 기획 담당 학예사, 각종 장비를 작품에 맞게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테크니션’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술관 ‘테크니션’이라고 하면 아직은 생소하고 낯설지만, 뉴미디어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중추적 역할로 떠오르고 있다.

울산시립미술관 테크니션을 맡은 홍진성 학예사는 미술관의 자랑 XR랩 작품 설치와 뉴미디어 작품 기술지원, 소장품 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XR랩 전시가 아니더라도 프로젝터를 사용하는 영상작품의 장비 선택과 배경 처리·오디오 설정 등을 전시 기획 학예사와 협업해 완성도 있는 전시를 선보일수 있게 한다.

특히 XR랩 전시 작품의 경우 공간에 딱 알맞게 제작돼야 하기에 작가와의 사전 미팅으로 장비에 알맞은 제작 가이드을 전달하고, 샘플 작품 테스트 등 사전 단계를 거친다. 전시 개막전 1주일가량 진행되는 설치 작업에서는 24개 프로젝션이 작가의 의도에 맞게 잘 구현되고, 사운드가 잘 맞춰질 수 있게 하는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테크니션이다.

미디어아트 열풍이 불면서 전용관을 표방하는 전시장과 작품이 늘고 있지만, 미술관은 전시 작가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미술관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 학예사는 “울산시립미술관의 XR랩은 국공립 미술관 최초의 실감형 전시관으로 개관 2년이 지났음에도 최신의 시스템과 장비를 갖췄다”면서 “여기에 더해 차별화된 콘텐츠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협업과 전문 학예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미술관은 개관전으로 선보인 알도 탐벨리니의 ‘블랙 앤드 라이트’를 시작으로 연이어 7개의 기획전을 소개해 왔다.

미술관을 만들어 가는 한 축인 소장품 보존에서도 테크니션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제외하고 공립미술관에서 작품 보존 전담 학예사가 있는 경우는 울산과 대전, 포항 등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울산은 미래 미술관을 표방하면서 미디어아트에 전문화 된 테크니션이 작품 보존·관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울산시립미술관은 소장품 233점 가운데 25%가 뉴미디어 작품으로 타 미술관과 비교해 비율이 높은 편이다.

홍 학예사는 “뉴미디어 작품이 꾸준히 늘면서 작품 보존 가이드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면서 “올해 미술관 소장품을 비롯해 뉴미디어 작품의 장기적인 보존·관리 방법에 대한 연구도 병행해 울산시립미술관만의 매뉴얼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립미술관은 오는 2월8일부터 개관전으로 선보인 알도 탐벨리니의 ‘블랙 앤드 라이트’, 정연두 작가의 ‘오감도’, 지하루 작가·채찬병 공학자의 뒤틀린 데이터 3부작 마지막 전시 ‘얽힘’을 함께 선보인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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