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관광재단 ‘생애처음’
해마다 지원건수 증가세 뚜렷
지역작가 레지던시 입주 늘어
입주 못한 작가 활동기반 다질
프로그램도 별도 마련 필요성

▲ 울산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 2014가 입주작가와 함께 마련한 지역민 예술 교육 프로그램 모습.
▲ 울산 남구 장생포 창작스튜디오 고래로 131에서 김지효 입주작가가 진행한 어린이 예술 교육 프로그램 모습.
여러 지원책과 인프라가 마련되면서 울산에서 활동하는 지역 출신 젊은 예술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젊은 작가들이 레지던시에 입주하지 않고도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창작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해 보면, 최근 수년새 울산대 예술대학을 졸업하거나, 울산 출신으로 타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한 신진 예술인 가운데 울산에 터를 잡고 활동하는 이들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울산문화관광재단이 마련한 울산청년예술지원사업 지원건수는 ‘생애처음’의 경우 첫해인 2020년 48건에서 2022년 50건, 2024년 64건으로 지속 증가세다. 청년예술인 ‘창작발표’(2개년 사업)도 2019년 28건에서 지난해 67건으로 크게 늘었다.

울산 작가를 비롯해 청년 작가들의 창작활동 활성화를 위해 작업실 등 입주공간과 비평, 네트워킹, 전시 등을 지원하는 지역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자도 증가세다. 울산에서 가장 오래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 입주작가 경쟁률은 지난 2022년 10대1에서 지난해는 9대1로 다소 주춤했지만, 개관 이후 10년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울산은 바다와 산, 강이 맞닿은 자연환경과 공업지대가 어우러진 도시 환경이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며 폭넓은 창작활동을 할 수 있어 작가들의 선호가 높다. 이 때문에 지역 레지던시는 조성 초기에는 외부 작가들의 유입이 두드러졌다면 최근에는 지역 작가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남구 장생포 창작스튜디오 고래로131 3명,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 2014 6명·감성갱도2020(공간·활동지원) 7명 등 레지던시 특성상 기관별로 모집 인원이 많지 않다. 또 올해부터는 남구 신화예술인촌 레지던시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문학 분야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남구 장생포 아트스테이는 올해부터 3개월의 단기로 출퇴근·숙박형으로 나눠 21명의 작가를 모집하기도 했다.

레지던시는 지역 작가들의 활동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타지역 작가들이 울산에 유입돼 지역을 탐방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마중물이 된다. 또 타 지역작가들이 울산 작가들과 교류하며, 지역민 예술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울산 작가들의 참여가 높아지더라도, 우선 선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울산 예술계에서는 지역 작가들이 레지던시에 입주하지 않고도, 활동 기반을 다질 수 있는 비평, 네트워킹 등 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레지던시 관계자는 “레지던시에서 마련하는 작가 창작지원 프로그램이 신진 작가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다”며 “문화기획자를 중심으로 문화 기반이 약한 지역에서 작가 네트워크·비평 등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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