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물가·가계대출 여전히 불안
미국 금리인하 지연 영향도

한국은행이 오는 22일에도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묶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모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아직 금리를 낮출 만큼 물가와 가계대출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가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압력 약화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농산물 등 생활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개발 공약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까지 다시 들썩이는 점도 한은의 조기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공식적으로 물가보다 강조하지는 않겠지만, 경제 규모(GDP)와 비교해 지나치게 큰 가계부채 규모, 불안한 주택 가격 등에 큰 우려와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금리를 낮추지 못하는 표면적 이유로 물가를 거론한다고 해도, 현재 한은 입장에서 동결 요인으로서 가계부채와 부동산의 무게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거의 비슷한 수준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른바 고물가 시기의 마지막 국면에서 너무 일찍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섰다가 물가 안정기 진입 자체가 무산되는 이른바 ‘라스트 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구간) 리스크’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한은의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기 때문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일러야 2분기, 늦으면 3분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며 “미국이 금리를 안 내리는데 한은이 먼저 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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