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원로서예가 춘강 권두호
작품담은 ‘한묵자오’ 펴내
한문 5체·한글 3체·서각 등
작품별 음독·해석 곁들여
4월17~22일 서예전도 마련

▲ 권두호 작가의 ‘대한광복회 총사령 고헌 박상진 의사 獄中 絶命詩(옥중절명시)’.

울산의 원로 서예가가 60년 서예 인생을 한권에 담아낸 서집을 펴냈다.

원로 서예가 춘강 권두호 작가가 서예 인생 60년을 담은 서집 <한묵자오>(翰墨自娛)를 펴냈다. ‘한묵자오’는 ‘글씨와 더불어 스스로 즐겼다’는 뜻의 어구다.

작품집에는 해서·행서·초서·예서·전서 등 한문 5체와 판본체·궁체·고체 등 한글 3체, 서각 등 지금까지 펼쳐온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담았다.

서집은 ‘시·가’(詩·歌), ‘경·문’(經·文), ‘서·각’(書·刻) 등 3부로 나눠 그동안 펼쳐낸 300여점의 작품을 모두 실었다. 작품별로 음독(音讀)과 뜻도 해석을 곁들였다.

▲ 울산 원로서예가 춘강 권두호
▲ 울산 원로서예가 춘강 권두호

‘시·가’(詩·歌)에서는 울산의 독립운동가인 대한광복회 총사령 고헌 박상진 의사가 남긴 ‘獄中 絶命詩’(옥중절명시)와 추사 김정희의 시, 최종겸의 ‘盤龜十詠 10곡병’을 비롯해 두보, 안중근, 박의중, 왕유, 송강 정철 등 선조들이 담은 귀한 글을 작가만의 서체로 옮겨냈다.

‘경·문’(經·文)에는 세종실록, 피천득 수필 ‘오월’, 논어·명심보감·대학, 채근담 구, 반야심경 등 불교 경전, 외솔 최현배 어구 등이 담겼다.

‘서·각’(書·刻)에서는 박제상유적지의 통도사 말사인 은을암 표지와 여러 곳에 편액된 서각 작품을 소개한다.

여러 글귀를 다양한 서체로 펼쳐낸 작가의 작품 가운데서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시원한 행초서가 더욱 돋보인다.

감찬호 미술평론가는 “춘강의 서예는 단아하면서도 중후함을 보여주고, 소나기가 지나고 난 뒤의 상쾌함과 같은 서향을 전해준다”고 평했다.

성범중 울산대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60년 세월 수련한 내공이 돋보이는 다양한 글씨체로 문자의 향기와 서책의 기운이 느껴지는 작품이다”고 했다.

권서예가는 이번 서집 발간에 이어 오는 4월17~22일에는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제3회 춘강 권두호 서예전’을 열고 한글·한문 작품 60여점을 전시한다.

권서예가는 “글씨는 그 사람의 인격이기에 항상 바르게 써야 한다는 선조의 뜻을 새겨 기교 없이 정직하게 써왔다”며 “서예를 하며 스스로 즐기기며 해왔기에 무언가에 열정을 쏟고 살아가는 모습이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두호 서예가는 40여년을 교직에 몸담았다 교장으로 퇴직했고, 홍조근정 훈장, 울산교육감상을 수상했다. 서예가로는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을 역임했고, 울산시서예대전 심사위원장도 맡았다. 두차례 개인전과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 등 다수의 초대전 경력이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에서 춘강서실을 열고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327쪽, 6만5000원, 춘강서예연구회.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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