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 기증품인 불화 밑그림.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간직했던 이 불화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19~20세기 불교 회화와 밑그림이 된 초본 등 총 23건 37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에 이르는 근대기 불교회화는 조선시대의 불교회화 제작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서양 화풍의 영향을 받아들여 표현이 독특한 점이 특징이다.

전시에서는 이 시기에 활동한 대표적인 화승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1870년대 중반부터 1930년경까지 약 55년간 불화를 그리며 활발하게 활동한 승려 축연(竺衍)이 대표적이다. 그는 양산 통도사의 ‘십육나한도’(十六羅漢圖) 등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은 가로 199㎝, 세로 169㎝에 이르는 비단 화폭에 여러 인물을 담았는데, 서양화에서 쓰는 음영법을 더해 인물을 입체감을 표현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기증한 작품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2022년 박물관이 펴낸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 목록집’ 제6집 불교회화 편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이 기증한 불교회화(여래, 보살 등을 다룬 일반 불화) 유물은 총 102건 167점에 달한다.

이 중에서 수월관음도는 도순 스님의 작품을 포함해 3건뿐이다.

이와 함께 19세기를 대표하는 화승 천여(天如)가 1843년에 그린 ‘제석천’, 작은 화면에 먹으로 동자·옥졸·판관 등을 그린 불화 밑그림 등이 관람객과 처음으로 만난다.

전시에서는 과거 화승들이 불화를 어떻게 작업했는지 보여주는 자료도 볼 수 있다. 평소 연습을 하거나 제자에게 그려준 것으로 보이는 인물 밑그림부터 서울 경국사에서 60여년간 머무르며 불상과 불화를 조성한 보현(普賢) 스님이 그린 ‘지옥을 다스리는 지장보살’ 밑그림이 소개된다.

박물관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은 사회의 급격한 변동과 함께 불교와 불교미술을 둘러싼 위상과 환경도 변화하는 시기”라며 “오늘날의 불교미술로 계승되기까지 불교회화를 둘러싼 다양한 노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7월21일까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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