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직업은 만남과 헤어짐에 익숙해져야 한다. 신규였을 때 들었던 말이다. 매년 새로운 아이들과 마주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이별이 다가와 있다. 동료 교사와의 관계도 그렇다. 4년마다 학교를 이동하다 보니 늘 만남과 헤어짐이 기다린다.
특히 2월 그리고 졸업식이라는 헤어짐은 마음에 힘이 든다. 왠지 이상하리만큼 익숙해지지 않는다. 며칠 전 본교의 졸업식을 하였다. 시원할 것만 같은 마음으로 졸업식을 준비하지만, 막상 헤어짐을 마주하면 섭섭함이, 아쉬움이 밀려온다. 작은 손으로 써 내려간 편지들을 받는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읽노라면 감동이 밀려오며 한 해가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과 눈물바다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알고 있다 비록 지금 헤어지지만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으며 학생들의 앞에는 또 다른 만남이,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길을 갈 아이들의 뒤에서 응원을 보내는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을 보내고 마음을 비워야 새로운 아이들을 마음에 담을 수 있다.
이제 3월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어떤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다. 3월 첫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은 일년 중 가장 힘들고 숨이 막힌다. 너무나 떨리기 때문이다. 스무 명이 넘는 학생들의 눈동자가 필자를 바라보고 있다. 음, 어떤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올해는 또 어떤 반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아이들의 긴장된 숨소리, 호기심이 가득 찬 눈빛, 담임 선생님을 기다리며 꼼지락거리는 몸동작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 보면 필자는 무슨 말인지 모를 말들을 시작한다. 이 느낌이 너무나 좋다. 사람들 앞에, 아이들 앞에 선다는 두려움과 긴장된 몸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녹는 느낌이 든다.
2월 마지막 주, 곧 새 학기 준비기간이 시작된다. 교사는 드디어 자신이 맡게 될 학년과 반을 알게 되고 일주일 남짓 아이들을 맡을 준비를 한다. 교사의 짧은 편지, 준비물, 시간표,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 등 어느 시간보다 소중하고 바쁜 일주일을 보내야 한다. 아이들을 맡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첫 만남, 첫인상을 준비하는 시간,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일 년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늘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 그러기에 더욱 노력한다. 많은 교사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일 년이라는 시간은, 우리의 반은 결코 혼자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사의 일 년의 과정에 대한 계획은 학생들을 만나며 꽃피워진다.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은 아이들, 그저 필자는 이러한 아이들을 만나는 날을 기다리며 마음을 다잡는다. 올해도 새로 피워질 꽃의 향기를 기다리고 있다.
신단아 울산 화암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