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춘도국민학교 풍금
20세기 학교 교육용 보급
온산공단 환경오염 문제로
1991년 학교 폐교 유물로

▲ 2021년 기증된 춘도국민학교 풍금.
풍금은 건반악기이자 관악기인 오르간의 일종으로 19세기에 개발돼 피아노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보급이 용이해 20세기까지 각 학교나 기관에 교육용으로 보급됐다. 울산박물관에서는 4대의 풍금이 소장돼 있는데 대부분 1970년대 이후 제작된 아리아 오르간이다. 이 중 2021년도에 기증돼 수집된 춘도국민학교 풍금이 눈에 띈다. 이 풍금은 춘도국민학교가 폐교되면서 졸업생의 지인집으로 옮겨가게 됐다. 집안에서 소중하게 보관하다가 울산의 역사에서 필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여겨져 박물관으로 기증됐다.

춘도국민학교 풍금은 짙은 갈색으로, 건반 덮개를 열면 악보 받침대가 되는 형태다. 29개의 흰건반과 20개의 검은 건반으로 이뤄졌으며 수작업으로 문양을 음각해 선반 아래를 장식했다. 건반과 발받침은 부분 수리한 흔적이 보이고, 우측 바닥 지지대는 파손돼 있다.

악보 받침대 아래쪽에 춘도국민학교 글씨가 새겨져 있다. 1990년 재물조사 스티커가 측면에 부착돼 있어 출처를 알 수 있다. 수작업으로 제작돼 일반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보급형 아리아 풍금과 다른 형태다. 풍금의 원 소장처는 목도공립심상소학교라는 일본학교로 1933년 설립 당시에 사용했던 풍금으로 유추된다.

춘도국민학교의 전신은 목도공립심상소학교라는 일본인 학교이다. 온산면과 청량면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이 목도학교조합을 만들어 1933년 2월10일 온산면 방도리에서 목도공립심상소학교를 설립했다. 규모는 1학급으로 울산에 있었던 심상소학교 중 가장 작았고, 고등과는 없었다. 1945년 8월15일 광복과 함께 폐교됐다가, 미군정이 10월에 인수해 1946년 4월1일에 춘도국민학교로 이름을 바꾸고 2학급으로 재개교했다.

그러나 온산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고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주대책사업으로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춘도국민학교는 1991년 폐교됐다. 폐교 당시 8학급으로 279명의 학생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울산에 있어 공업 발전과 공업화로 인한 온산공단 이주는 근현대사를 재조명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폐교로 인해 사라진 춘도국민학교의 흔적을 기증유물을 통해 살펴볼 수 있어 유물이 가진 가치가 높다.

최영하 울산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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