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작업 속도전
국힘 PK 중진 재배치 맞서
현역의원 위주 조기 공천
현역 하위평가 논란 심화
비명계 “공천 파동” 비판
정세균·김부겸, 우려 표명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격전지로 꼽히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 진용 구축을 마무리하는 등 공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빨라지는 공천 작업에 비례해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했다는 통보를 받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21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현역 의원 하위 평가 20%’ 개별 통보 후 대상자들의 잇따른 반발로 ‘공천 파동’ 비화 조짐이 나타나는 와중에 ‘공천 속도전’ 국면에 들어서면서 당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혁백 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부산 단수공천 및 경선 지역이 포함된 4차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민주당의 낙동강 벨트가 완성됐다. 최대 격전지 부산을 책임질 민주당의 후보를 선출했다”고 했다.

부산 북강서갑에 전재수, 남을에 박재호 등 재선 현역을 단수 공천하고, 해운대을과 사상에서는 각각 3인 경선을, 중·영도에서는 2인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은 최인호(부산 사하갑), 민홍철(경남 김해갑), 김정호(경남 김해을), 김두관(경남 양산을) 등 PK 현역 의원의 단수 공천을 확정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지역구 재배치를 통해 부산 북강서갑, 경남 양산을, 김해을에 각각 서병수, 김태호, 조해진 등 중진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등 ‘낙동강 벨트’ 공략을 도모하는 상황에서 민주당도 현역 의원 위주로 조기에 공천을 확정하며 맞대응에 나선 형국이다.

민주당 공관위는 또 경기 성남 분당을 김병욱(재선), 파주을 박정(재선), 의왕·과천 이소영(초선), 서울 강동을 이해식(초선) 등 전략적 요충지인 수도권에서도 현역 의원을 대거 단수공천했다.

한편 민주당 공관위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했다는 통보를 받은 비명계 의원들은 일제히 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私黨)’이 되고 있다며 비난 수위를 끌어올렸다.

송갑석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전날 당으로부터 하위 10%에 속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영주·박용진·윤영찬 의원에 이어 4번째로 자신의 평가 점수를 공개한 것이다.

하위 10% 평가를 받은 의원에게는 경선 시 얻은 표에서 30%를 감산하고, 하위 20% 평가를 받으면 20%를 감산한다. 이는 사실상 ‘컷오프’에 해당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송 의원은 “(하위 20%에 속한) 31명이 거의 다 비명계라고 하지 않나”라며 “이 정도면 공천 파동이라는 말을 써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당내 논란에 우려를 표하며 이재명 대표가 나서서 상황을 바로잡으라고 촉구했다.

두 사람은 이날 입장문에서 “지금처럼 공천 과정에서 당이 사분오열되고 서로의 신뢰를 잃게 되면 국민의 마음도 잃게 된다. 국민의 마음을 잃으면, 입법부까지 넘겨주게 된다”며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총선 승리를 위해 작은 이익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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