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유통 등 콘텐츠 강화로
매력있고 활력 넘치는 도시 만들어
살수록 정이 깊어지는 울산 조성을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 교수·관광경영학 박사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 교수·관광경영학 박사

최근 관광목적지 측면에서 특정 도시는 꿀잼도시 또는 노잼도시로 평가되고 있다. 꿀잼은 ‘꿀재미’의 준말로, 매우 재미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반대로 노잼은 No+잼(재미), 즉 ‘재미없다’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인터넷상에서 검색해 보면 전국에서 노잼도시로 평가되는 곳은 대전, 대구, 광주, 청주 그리고 울산 등이 자주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노잼도시들은 대부분 갈 곳이 마땅치 않고, 테마파크나 미술관, 박물관 등이 있지만 규모가 작고 대표 관광지가 없는 곳들로서 즉 특색이 없다는 곳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이에 노잼도시들의 단체장들은 지역민뿐만 아니라 외지 방문객들을 위해 ‘꿀잼도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대전광역시의 경우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장소는 대청호, 계룡산 국립공원, 대전 오월드, 국립중앙과학관, 보문산 등이 있는데, 광역시인 만큼 웬만큼 있을 건 다 있지만 하나같이 강력한 특색이나 이미지가 없고 브랜드화시키기에 부족하다는 게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에 대전은 빵 축제를 기획했는데 작년의 경우 대전지역 67개의 빵집이 참여했으며, 전국에서 몰린 빵 애호가들을 비롯해 이틀간 12만명 인파가 몰렸고, 총 100여개 천막에서 새어 나오는 고소한 빵 냄새가 공원 행사장 일대를 점령했다. 결국 ‘빵 축제’는 ‘빵의 도시 대전’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노잼도시 대전의 인식을 다소 지우는데 성공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젊은이들 사이에선 광주를 ‘전국 3대 노잼도시’로 부르는데,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주말이면 뮤지컬, 콘서트를 보거나 놀이공원에 가기 위해 수도권으로 원정을 떠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에 광주는 거대 유통기업인 신세계와 현대가 광주 출점을 준비 중인 점을 감안, 꿀잼도시로 재탄생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 외 청주시는 꿀잼도시를 위해 체험형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했고, 구미시의 경우 축제콘텐츠 다양화를 통한 꿀잼도시를 만들겠다고 한다.

울산광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울산시는 2024년을 맞아 ‘꿀잼도시 울산’ 실현을 목표로 문화·관광·체육 분야 주요 업무를 적극 추진한다고 한다. 첫째, 문화분야에서는 광역시 최초로 선정된 법정 문화도시답게 지역 대표 축제인 공업축제를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축제로 육성한다고 한다. 또한 태화강 위 세계적 공연장, 어린이 테마형 도서관 및 권역별 생활문화센터, 팝 사관학교 등 규모 있는 문화시설 조성에 나선다. 특히 태화강 위에 건립 예정인 세계적 공연장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처럼 대한민국의 상징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예정이다.

둘째, 관광 분야로는 대왕암 일대 천혜의 해안 경관을 기반으로 한 관광지 조성과 세계적 휴양지(리조트) 유치, 국제수준의 복합 해양 휴양 강동관광단지 조성 및 해상케이블카 사업, 영남 알프스 산악관광과 연계한 울산 알프스 관광단지 사업 등에 박차를 가한다고 한다. 셋째, 체육 분야로는 삼산·여천 매립장과 강동관광단지 파크골프장 조성, 문수야구장(유스호스텔)과 문수테니스장 시설개선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18세기 영국 시인 새뮤얼 존슨은 “런던이 지루하면 삶이 지루한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울산이 지루하지 않고 울산에서의 삶이 지루하지 않으려면 꿀잼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꿀잼도시의 특징은 문화, 관광, 유통 등의 시설물이 규모로 압도하고 있다는 점, 그 지역만의 특색있는 콘텐츠로 매력있는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축제를 활용한 역동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울산도 유의해 볼 필요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공업은 노잼 요소이고, 공업도시는 노잼도시를 연상케 하며, 공업축제는 노잼축제로 인식하기 쉽다. 특히 공업축제의 경우 작년 6월에 처용문화제에서 공업축제로 부활했는데 호평을 받았고, 올해는 10월에 개최될 예정인데 꿀잼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울산이 꿀잼도시를 통해 살수록 그리움이 깊어지고 정주하고 싶은 도시, 매력이 넘치고 다이내믹한 도시, 젊은이들이 넘치는 도시, 외지 방문객들이 하루쯤 묵어가고 싶은 도시로 변모했으면 한다.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 교수·관광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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