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30대의 아파트 매수 비중이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그 동안 울산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 여파로 깊은 침체에 빠져 들었는데, 최근 30대 젊은층들의 매수세가 되살아나면서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역경기의 선행지표로서도 의미가 있는 것이어서 울산시와 관련 경제기관들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1만1957건으로, 이 중 30대가 31.51%(3768건)를 차지했다. 20대로 범위를 넓히면 20~30대 젊은층의 아파트 매매 비율은 36.28%(4339건)에 이른다. 이어 40대가 3175건(26.55%)이었고, 50대 2419건(20.23%), 60대 471건(11.66%), 70대 이상 471건(3.93%) 순이었다.

30대의 아파트 매수 비중이 크게 증가한 데에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의 효과가 가장 컸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로 빌려주는 정책대출로 지난해 1월말 도입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유효 신청 금액이 약 43조원에 이른다. 그 중 신규 주택 구입 목적이 28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아파트 매매는 통상 자금력을 갖춘 40대가 주도해 왔다. 하지만 집값이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흐름 속에서 20~30대 젊은층들의 내집마련 욕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비교적 금리 부담이 적은 정책대출이 확대되면서 40대의 거래는 상대적으로 주춤해지고 있다. 실제로 울산에서도 대단위 신축·준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청년층의 거래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30대 주택 수요자는 ‘에코세대’라고 불린다. 1차 베이비붐(1955~1963년) 세대의 자녀 세대로,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가 많고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은 2020년과 2021년에 나타났던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이나 ‘무자본 갭투자’와는 다른 구매 양상을 보인다. 이들은 최근 사회 현상이 된 빌라 전세사기를 피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정책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30대가 울산지역에서 아파트를 많이 매수하는 것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지역경제 순환 차원에서도 좋은 현상이다. 특히 30대의 아파트 구입은 인구증가의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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